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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EU서 가격 경쟁력·브랜드 인지도 문제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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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EU서 가격 경쟁력·브랜드 인지도 문제에 직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가 지난 4월 18일 상하이모터쇼에서 전시한 전기차 모델 ET5.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가 지난 4월 18일 상하이모터쇼에서 전시한 전기차 모델 ET5. 사진=로이터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자국의 경쟁 과열을 피해 유럽 시장에 진출해 성공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18일(현지 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중국 내에서 상위 3개사가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정부 보조금 혜택 중단 등으로 국내 경쟁이 과열되자 해외 진출을 늘리고 있다.

◇ 중국 전기차의 유럽 진출과 장벽들

중국 전기차들은 유럽에서 일단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우수한 디자인과 중국 자체 생산한 배터리 장착, 디지털 기술 등으로 내연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늦어 제조 역량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고 가격이 비싼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컨설팅업체 이노베브(Inovev)에 따르면 올해 지금까지 유럽에서 판매된 신형 전기차 중 중국 브랜드는 8%로 지난해 6%, 2021년 4%보다 증가했다.

중국 전기차들은 유럽의 친환경 기조를 전기차 수출의 호기로 보고 2020년부터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으며,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슈미트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는 2020년 유럽 18개 주요국 시장에서 2만3836대 팔려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13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2022년 중국은 미국(11만대), 독일(23만대)보다 2~3배가량 많은 50만대를 수출했다. 수출 물량의 절반(23만대)은 전기차 2위 시장 유럽에 팔았다.

일단 희망적 기록이 나오자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유럽 진출을 더 늘리려고 한다. 알리안츠(Allianz)의 연구에 따르면 2025년까지 유럽에 최소한 11개 종류의 중국산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의 초기 유럽 진출에 노르웨이가 낙점 받았다. 니오는 2021년 5월에 중국 본토 밖 첫 해외 시장으로 인구 500만의 북유럽 노르웨이를 선택했다. 앞서 2020년 12월 샤오펑모터스도 노르웨이에 전기차를 수출하며 유럽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내연차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차량 등록세·수입세 등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구매자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전기차를 타면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혜택도 있어 판매된 신차의 50% 이상이 전기차다. 이런 장점으로 중국 전치가 초기 진출의 거점이 됐다.

중국 전기차의 유럽 시장 진출은 성공적이지만, 몇 가지 장벽이 있다.

유럽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럽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28% 상승(3만3292유로→4만2568유로)한 반면, 중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오히려 47% 하락(4만1800유로→2만2100유로)했다. 중국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2022년 상반기에 3만5000달러 미만으로 유럽의 약 6만 8000달러에 비해 거의 절반 가격이었다.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이 유럽에서의 판매량을 높였다.

이에 중국차의 유럽 진출로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해지자 유럽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값싼 중국 전기 자동차에 대한 대응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유럽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성능을 강화하고 다양한 차종 출시를 앞당기는 한편 차량 가격 인하와 각종 서비스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비용 문제도 커지고 있다. 수출 물량이 늘면서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 판매세, 수입세 부담이 커지고 유럽 인증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데 추가 비용이 든다. 포화된 항구를 통해 유럽 전역의 유통 사이트로 자동차를 운송하는데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소비자 신뢰도 과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잠재적 전기차 구매자 대부분은 중국 브랜드를 잘 모른다.

영국의 시장 조사 및 컨설팅 회사인 유고브(YouGov)가 2022년 조사한 독일 소비자 1629명 중 14%만이 세계 2위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를 알고 있었다. 17%가 프리미엄 브랜드 니오에 대해 알고 있었다.

테슬라를 알고 있는 소비자 95% 중 10%가 테슬라 구매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데 비해 중국 브랜드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 1% 이하가 중국 전기차 구매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실제 2022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국 전기차인 상하이자동차 MG5는, 총 5424대로 판매 순위가 전체 35위였다. 중국 최고인 BYD의 전기차 당은 1000대 정도 팔렸다. 나머지 전기차 판매는 1000대 미만이었다. 중국 내 인기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유럽에 확산되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도 중국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데 부담이다. 예를 들면, 아이웨이스는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 제품 구매를 주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중국 관련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 유럽 시장의 장벽에 대한 도전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장벽 극복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리는 2023년 유럽에서 ‘Zeekr 001’을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약 4만 4000달러부터 시작된다. 이는 테슬라 모델 3 가격보다 약 1만 9000달러 저렴하다.

또한, 품질 향상과 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니오는 2022년 1월 유럽에 전용 쇼룸을 열었으며, 유럽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몇몇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차량 안전에 대한 의심을 극복하기 위해 법적 요구 사항을 훨씬 넘는 유럽 안전 표준에 따라 별 다섯 개 안전 등급도 확보했다.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샤오펑은 유럽에 광고를 확대하고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중국에서 세 번째 전기차 판매업체인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 광저우자동차(GAC)는 소비자의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해 밀라노에 디자인 사무소를 개소했다.

중국 전기차의 이와 같은 노력은 아직 규모가 적은 동남아 시장과 사실상 진출이 막힌 미국 시장의 부진한 매출을 유럽 시장에서 만회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가 살아남는다면 중국 전기차의 경쟁력은 한층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