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계 펀드 가운데 주로 인도의 높은 성장률과 라틴아메리카 주식들에 노출된 액티브 ETF들은 지난 한 달 동안 거의 5억 달러의 신규 자금 유입이 있었다. 동시에 ETF 거래자들은 중국 비중이 큰 패시브 투자상품에서 35억 달러를 회수하고 있다.
ETF 상품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금융시장에 쉽게 투자하는 방안으로 인기를 얻어 왔다. 이제 패시브 투자상품 투자자들은 고정소득 투자전략의 단점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액티브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소액 거래자부터 전문 자산운용사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이후 중국 정부가 약속한 성장률 달성이 힘겨울 것이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머서(Mercer) 어드바이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도널드 캘커니는 "투자자들이 생각 없이 시장지수를 추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신흥시장 포트폴리오를 재고하며, 지리적 다양성에 더 유연한 접근을 취할 때다"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개발도상국 전반에 걸쳐 투자하는 미국계 최대 ETF 중 하나인 216억 달러 규모의 아이셰어 이머징 마켓 ETF에서 20억 달러 이상이 회수됐다. 이 펀드는 자본금의 약 3분의 1을 중국에 배분하고 있다.
이 현상은 특히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을 아예 배제한 비슷한 펀드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회수에 해당한다. 반면, 아이셰어즈 MSCI 중국 제외 신흥시장 ETF(iShares MSCI EM ex China ETF)는 지난 8월 11개월 연속 자금 유입의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중남미 주식을 추적하는 최대 ETF 투자금은 불과 3개월 만에 5억 달러나 급증했으며, 최근 몇 주 사이에 글로벌X 매니지먼트는 인도·브라질 등 단일 국가 주식에 특화해 투자하는 새로운 ETF도 출시하고 있다.
최근 이런 추세는 주요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신흥 경제국가들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몰린 신흥시장을 추종하는 미국 상장 ETF 7개 가운데 3개는 인도 자산에 더 많은 할당을 하고, 패시브 ETF와 비교해도 중국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다.
이는 인도의 거대한 중산층과 급성장하는 경제가 인도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데 도움을 주면서, 투자자들이 성과를 보고 있다.
멕시코 주식시장 또한 2023년 최고 실적의 한 해가 되었으며, 브라질 당국의 완화적 정책으로 인해 브라질 주식시장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로베코 인스티튜털 에셋 매니지먼트의 다니엘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밖 신흥시장 전반에 걸쳐 일부 투자 기회를 확인하고 있으며, 중남미와 동남아시아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시장에 더 가까이 접근하려는 소위 니어쇼어링 트렌드는 이들 지역 국가들을 선호하게 만들고, 장기적 관점에서 상당히 관련성을 갖게 될 것이다.
신흥국 시장을 추적하는 액티브 ETF는 신흥개발국 시장 펀드 전체의 약 4%에 불과하지만, 이 카테고리는 6월 1일부터 약 3개월간 신규 현금의 40% 이상이 유입됐다. 이는 7월 기준 미국 상장 펀드 액티브 자산이 사상 최대인 4440억 달러를 달성한 ETF 업계에서 액티브 운용전략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반티스 신흥시장 주식형 ETF는 올해 12억 달러 이상을 유치해 지난 1월 이후 운용자산을 거의 40% 늘렸다. 이 운용 전략은 패시브 ETF들보다 인도·브라질·멕시코에 대한 노출을 높이고 유동성, 자산 성과, 지배구조 문제 등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매일 조정할 수 있다.
디멘셔널 펀드 자문사의 두 가지 다른 액티브 상품도 올해 인도 주식에 대해 더 많이 노출하고 중국에 대한 비중을 축소함으로써 대규모 신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인도는 구조적으로 좋은 성장 스토리를 써가고 있다. 지금 인도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20년 전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식의 논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