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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 앞둔 佛, '빈대' 창궐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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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 앞둔 佛, '빈대' 창궐로 초비상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해충인 빈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해충인 빈대. 사진=로이터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내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에 초비상이 걸렸다.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해충인 빈대가 수도 파리에서 창궐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시가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빈대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을 정도다.

파리시 “빈대 대창궐 상황” 경계령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파리의 빈대 창궐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에마뉘엘 그레고아르 파리 부시장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그레고아르 부시장은 전날 뉴스전문 방송매체 LCI에 출연한 자리에서 “파리 전역에서 빈대가 대대적으로 창궐해 어느 곳에서든, 어느 누구든 빈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일같이 파리를 찾는 사람만 350만명에 달한다”면서 “파리시를 오가는 유동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빈대 창궐 사태는 파리시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그레고아르 부시장은 빈대 감염 위험이 있는 주택을 주택 보험 대상에 포함시켜 시민들이 빈대 박멸 소독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을 떠안지 않고 자발적으로 빈대 퇴치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등 강력한 빈대 퇴치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빈대는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해충일 뿐”이라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시민이 합심해 대응하면 내년 열리는 하계 올림픽에는 전혀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 관광객 유입과 높아진 살충제 내성


그러나 파리시 당국은 물론 프랑스 정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CNN은 전했다.

지난 2021년 빈대가 창궐하자 강력한 대응책으로 빈대 사태를 잡았다고 판단했으나, 3년 만에 다시 빈대가 창궐하는 사태가 하계 올림픽 개최를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터졌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빈대는 지난 1950년대까지 프랑스에서 창궐했으나 강력한 살충제가 널리 보급되면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었다.

파리시가 빈대와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이 나서 “빈대 창궐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내주부터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랑스의 빈대 창궐 사태는 최근 고속철도(TGV) 좌석뿐 아니라 파리 지하철 8호선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심각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수도에서 운행되는 지하철에서까지 빈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터지자 파리시의회는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빈대 창궐은 공중 보건상의 문제”라면서 “특히 2024년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란 점에서 국가 차원에서 대응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N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빈대가 다시 창궐한 것은 여러 나라를 오가는 외국 관광객을 통한 유입과 살충제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프랑스 환경노동청(ANSES) 소속의 방역 전문가인 요한나 피테는 CNN과 인터뷰에서 “유동 인구, 특히 외국 관광객들이 지니고 다니는 여행 가방을 통한 빈대 유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아울러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늘어난 것도 빈대 창궐의 주요한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피테는 “살충제로 잘 죽지 않을 정도로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늘어난 빈대를 근본적으로 퇴치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