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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스페인 ‘5억 유로’ 규모 5G 사업 배제에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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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스페인 ‘5억 유로’ 규모 5G 사업 배제에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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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스페인의 5G망 확충 사업에서 배제된 화웨이가 현지 법인을 통해 스페인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현지 일간지 엘 빠이스를 인용해 스페인 정부가 농촌지역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고위험’으로 간주된 공급업체를 제외할 방침이라고 발표하자 화웨이가 이에 반발해 행정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최근 스페인 정부는 시골 지역의 낙후된 통신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총 5억 유로(약 7126억 원)를 들여 5G 네트워크 신규 확충 및 구축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이번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5G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에 있는 장비, 구성 요소 및 관련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지정한 공급업체로부터 획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5G 기술을 공급한 사업자 역시 공급업체의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장비를 교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스페인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특정 업체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화웨이를 겨냥한 조치로 분석했다.

지난 6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회원국들에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들의 장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도록 권고하면서 내부 시스템 공급업체에서 두 회사를 제외했다. 특히 최근 EU와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화웨이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함에 따라 스페인 역시 이에 동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스페인 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이웃 포르투갈에서 국가 사이버보안위원회가 자국 통신사의 5G 모바일 네트워크 구축에 중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정에 대해 중국 통신사가 항소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고 외신들은 강조했다.

덴마크의 시장조사기업 스탠다드 컨설트가 2022년 12월 기준 EU 회원국들의 5G 네트워크 공급사 중 중국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스페인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59%)과 이탈리아(5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화웨이는 9일 현지 매체에 이메일로 보낸 성명을 통해 “해당 조치는 사업자가 상업적, 기술적, 보안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최고의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방해한다”라며 “이는 임의적인 정치적 기준에 따라 특정 공급업체를 제외하려고 하는 시도다”라고 밝혔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