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로 임시예산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이스라엘 전쟁을 계기로 1000억 달러 규모의 원조 패키지를 제출하려는 것은 자신이 추진한 안보 구상을 실현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의회에서 통과되진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에 추가 재정 지원이 필요해졌고, 이스라엘에 전쟁 물자 지원도 당장 시급해진 상태인데다 공화당이 요구하는 미국의 국경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예산도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원조안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이 원조 제안은 아직 작업 중이며, 대부분의 지원이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원안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안보 우선순위를 반영하고 있다.
당장 문제는 미국 국가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미 사상 최대인 33조 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긴축 정책에 부채 규모가 계속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원조 패키지는 미국의 국가 부채를 더 늘릴 수 있다.
시장은 벌써 이 원조안 발표와 동시에 미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4.9%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내리고 금 가격은 오르는 추세다.
미국 국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채권 시장 중 하나지만, 1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가 시장에 시간차를 두고 나오더라도 당장 수요를 감당하려면 국채금리를 올려야 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역대급으로 오르고 금리 상승과 변동성 확대, 유동성 고갈 등 경제에 문제를 주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연준의 향후 금리 결정도 관심사다. 미국 재정 지출이 확대되면 부채 증가와 세입보다 세출 규모가 커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강한 경제 성장은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더 상승하면 연준은 통화정책을 통해 이를 억제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최고 수준으로 마감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투자와 소비를 억제해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어 연준이 금리를 높게 올리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금리 결정에 작용할 수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요일(20일) 연설에서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전쟁 상황에서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면서도 추가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미 정부와 연준의 긴밀한 협조로 원조 패키지를 위한 국채가 발행될 때 연준에서 이를 구매할 수도 있다. 이는 시장의 충격을 다소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시장과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 복잡해서 연준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금리 줄타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이 원조안에 입장이 각양각색이다. 일단 정치인이므로 유대 출신의 후원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기 때문에 이스라엘 지원에 찬성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나 하마스와 연관된 가자 지구에 대한 100억 달러 원조에 반대 입장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이자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는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강경파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반감을 감안해 이 원조안에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묶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공화당 강경파를 설득할 요량으로 국경 안보를 위한 자금도 포함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000억 달러 원조안의 삭감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쟁점들이 살아있는 것이다.
1000억 달러 규모 원조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바이든 대통령의 원조안도 의회에서 수정될 수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에서는 찬성 입장이지만, 하원은 아직 의장이 선출되지 않았고, 강경파가 의장이 되면 최종 법안 통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미 금리 변동은 연준의 태도와 시장의 상황에 따라 요동칠 것이다.
변수는 또 있다. 유가의 변동성이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석유 판매 금지를 주장한데다 전쟁이 바이든 대통령의 현장 중재에도 불구하고 큰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불안정성이 더 커질 수 있고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확연히 나타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