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EU발 녹색 무역장벽의 출현에 긴장했던 관련국 기업들이 일단 한숨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EU의 화학물질 규제 행보가 숨고르기에 나선 사실은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4년 신규 법안 추진 계획서에서 확인됐다. 발표에 앞서 가디언이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이 계획서에는 내년 6월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 이전에 처리할 주요 법안들이 담겼다.
EU 2024년 법안 추진 계획서 화학물질 규제 계획 빠져
가디언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쉽게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을 금지하는 방안을 포함한 유해 화학물질 규제 관련 법안을 그동안 추진해 왔다.
PFAS는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는 화학물질로 특히 여성들에게 난소암, 자궁암 등 암을 일으키는 위험을 높이는 유해물질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리도구의 원료로 쓰일뿐 아니라 자동차,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전자부품 등을 제작하는 생산하는 과정에서 안전성, 신뢰성, 난연성, 내구성 등을 높이기 위해 원료 또는 코팅제로 흔히 사용되고 있고,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도 식각과 화학증착 공정에서 냉매나 세정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EU 산하 유럽화학물질청(ECHA)은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가 지난 2월 제출한 PFAS 금지방안에 대한 검토를 벌여왔다.
당시 이들 5개국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PFAS을 금지한 법안이 마련되면 유로존 최대 규모의 화학물질 규제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PFAS를 줄이고 인체에 보다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유럽 지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지난 2002년부터 PFAS의 일종인 ‘퍼플루오로옥타노익 에시드·과불화옥탄산(PFOA)’의 유해성이 문제되자 생산과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유로존 환경단체 “관련업계 이익이 시민 건강권보다 중요하다고 인정한 꼴”
유로존 내 환경 분야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유럽환경국(EEB)은 유해 화학물질 규제를 추진해왔던 EU 집행위가 내년에 추진할 신규 법안 목록에서 관련 법안을 제외한 것은 EU 회원국 국민들에게 해왔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타티아나 산토스 EEB 대표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새해 법안 추진 계획에서 유해 화학물질 규제방안이 빠진 것은 EU 집행위가 화학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 눈을 감기로 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존 시민들에 대한 배반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토스 대표는 “유해 화학물질 규제가 빠진 채 ‘유럽녹색협약’이라는 이름으로 친환경 법안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은 관련 업계의 단기적 이해 관계가 유로존 시민들의 건강권보다 중요하다고 EU 집행위가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EU 집행위가 화학산업에 속한 기업들의 반발에 영향을 받아 당초 계획에서 발을 뺀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가디언은 “유로존 인구가 전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에 불과하지만, 유해 화학물질 등으로 인한 유로존의 암 발생률은 무려 23%에 육박하고 있다”고 유럽환경청(EEA)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