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중앙은행(BOJ)은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채 수익률 통제는 완화하는 한편 마이너스 금리는 유지키로 했다.
이날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10년물 국채 수익률 1%까지는 그동안 묵인하던 가이드에서 이제 더 유연한 접근을 취할 것이라며 1%를 넘어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이전 1% 일일 채권매입 기준에서 변화된 입장으로 모호했던 기준선을 더 명확하게 밝힌 점이다.
동시에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상향 조정하면서 지속 가능한 임금과 물가 상승의 추가 신호가 있을 때까지 현 마이너스 금리인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엔화 약세와 경기부양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채권 수익률 상승 사이에서 정책 결정의 어려움에 빠진 형국이다.
이번 일본중앙은행의 결정은 엔화의 안정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명확한' 정책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다른 투자자들은 일본중앙은행의 의도가 무엇인지 혼란을 주는 결정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이 엔화의 추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그럴 경우 일본경제에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그냥 지켜만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딜레마에 빠진 일본중앙은행의 이번 결정은 타협의 산물이 되고 말았다.
일부 수익률곡선 통제 정책의 완화가 있었지만, 시장은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의 발표 이후 엔화는 정책 정상화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자 그 실망감에 다시 달러당 150엔대를 넘어 추가 하락의 길을 내달리고 있다.
닛케이 등 외신이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을 허용하는 조치 등이 곧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엔화는 전날까지만 해도 강세 흐름을 타고 있었다.
이날 오후 4시 10분경 엔/달러 환율은 150.20엔으로 전날 대비 0.74% 상승하고 있으며, 10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0.95%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하락하는 엔화를 일부 떠받치기 위한 목적이라면, 일본중앙은행은 지금처럼 엔화가 추가 하락을 이어간다면 지난 3차례의 시장 개입 조치처럼 또다시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