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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 인플루언서 실명 표시 의무화로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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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 인플루언서 실명 표시 의무화로 관리 강화

시진핑 국가주석이 8일 저장성 우전(浙江省 乌镇)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인터넷 대회에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국가주석이 8일 저장성 우전(浙江省 乌镇)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인터넷 대회에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셜 미디어(SNS)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정부의 지시에 따라, 사회적 및 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경제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여론에 영향력을 미치는 소셜 미디어를 통제함으로써 사회적 안정을 추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가 주최하는 세계 인터넷 대회가 저장성 우전(浙江省 乌镇)에서 개막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개막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의 운명 공동체 구축을 새로운 단계로 함께 추진하자"고 강조하며 "인터넷 안전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사는 2014년에 중국 정부가 시작한 것으로, 구글, 페이스북, X(전 트위터) 등 미국의 주요 인터넷 서비스를 배제하고 중국만의 독립된 인터넷 환경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대회가 시작되기 전인 10월 말에, 주요 소셜 미디어 대기업들은 시사 문제 등을 다루는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에게 실명을 사용하도록 하는 정책을 동시에 발표했다. 개인에게는 성명을, 법인에게는 기업명이나 단체명을 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5억 명에 육박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중국판 X'로 불리는 웨이보는 사회, 군사, 경제-금융, 법률, 의료 등 전문 분야의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실명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뷰티, 여행, 음식, 일상 생활 등의 주제를 다루는 인플루언서들은 이 규정에서 제외된다.
중국에서는 우선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에게 그들의 실명을 사용자에게 공개하도록 지시하고 있으며, 이후 인플루언서의 동의를 받아 실명을 공개한다. 이 정책은 나중에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에게도 적용될 예정이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인플루언서들은 광고 수입이나 '던지기'와 같은 다른 수익 창출 방법에 제약을 받게 되며, 다른 사용자의 추천에서도 제한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정책은 인터넷 당국의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인터넷 기업의 임원들은 이를 "사실상 강제적인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위챗(WeChat)은 '자체 미디어'로 불리는 계정에서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에게 실명 사용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해외에서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에서 운영하는 유사 서비스인 더우인(Douyin)과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수(Xiaohongshu), 바이두(Baidu) 등에서도 유사한 조치를 취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2012년 10월 출범 이후 소셜 미디어 관리에 착수했다. 중국 언론은 당의 지시에 따라 선전 역할을 하며 '당의 목소리'로 여겨진다. 따라서 시진핑 지도부는 소셜 미디어를 여론 통제의 핵심 영역으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012년 12월 소셜 미디어 실명제를 도입했으며, 2017년에는 인터넷 공간을 관리하는 인터넷 안전법(사이버보안법)을 시행하여 소셜 미디어 사용을 실명제로 전환했다.

중국 당국은 2023년 7월, 시사 문제를 다루는 자체 미디어 계정들의 관리를 강화하는 새로운 통지를 발표했다. 이는 인플루언서들이 보다 신중하게 게시물을 작성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초과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에서 시사 문제를 다루는 인플루언서 중에는 언론인 출신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이들의 SNS 게시 내용에 대해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행사에 마련된 기업 부스에서는 인터넷 안전에 중점을 둔 전시가 진행되었다. 알리바바 그룹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안전 대책을 선보였으며, 인터넷 공간 통제와 관련된 기술도 소개되었다.

중국 정부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행사에 미국의 주요 기업 임원들을 초청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미국 IBM의 CEO 겸 회장이 연설을 하였고, 테슬라, 퀄컴, 인텔 등의 경영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