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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이스라엘, 글로벌 언론사들과도 전쟁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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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이스라엘, 글로벌 언론사들과도 전쟁 태세(?)

이스라엘 “AP‧로이터‧CNN‧뉴욕타임스 소속 프리랜서 사진기자들, 하마스 기습공격 연루 의심”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 사진=예루살렘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 사진=예루살렘포스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 글로벌 언론계로 비화하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이하 현지 시간) 감행한 전례 없는 대규모 기습 공격에 특정 언론사가 고용한 현지 사진기자들이 연루됐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언론사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해명과 아울러 조치를 취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생생히 공개된 하마스의 기습 공격 장면은 당초 하마스 요원들이 자체적으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장면들은 특정 언론사 소속의 현지 사진기자들이 촬영한 것이며, 당시 기습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보복 공격에 그치지 않고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일부 유력 글로벌 언론사들에 대해서도 선전포고를 한 모양새다.

이스라엘 “뉴욕타임스‧CNN‧AP통신‧로이터통신, 하마스 기습공격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


9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올린 발표문에서 미국의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 미국의 뉴스전문 지상파 방송 CNN, 미국과 영국을 각각 대표하는 세계적인 통신사인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글로벌 언론매체 4곳을 거명했다. 이들 언론이 현지 사진기자들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 계획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카르히 장관은 “이들 언론사에 속한 팔레스타인 현지 사진기자들이 하마스의 지난달 기습 공격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하마스와 문제의 소지가 있는 관계를 맺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이들 4개 언론사가 고용한 현지 프리랜서 사진기자들이 하마스와 기습 공격 이전부터 내통했으며, 기습 공격 이후에도 하마스에 부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메가톤급 의혹 제기다.

폴리티코는 “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정부 공보실도 이들 매체의 이스라엘 지사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 현지 사진기자들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 현장에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친정부 이스라엘 매체의 단독 보도에 근거


이스라엘 정부 공보실이 이들 언론사의 이스라엘 지사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 '현지 사진기자'들이 하마스의 지난달 기습 공격 과정을 단순히 언론사 기자로 취재한 것이 아니라 기습 공격 과정 자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마스 병력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의 국경을 뚫고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하는 과정, 이스라엘 시민을 가자지구로 납치하는 과정 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얘기다. 이들 언론사의 사진기자들이 사전에 하마스 측과 조율을 통해 기습 공격 전 과정에 접근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 같은 의혹 제기는 친정부 성향의 언론감시단체로 알려진 '어니스트 리포팅'이 전날 낸 단독보도에 근거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니스트 리포팅은 ‘사진기자들인가 침입자들인가’라는 소제목이 달린 기사에서 “AP, 로이터, NYT, CNN 소속의 이들 현지 기자들이 찍어 보도된 사진이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어 어니스트 리포팅은 “이들 매체의 사진기자들이 단순히 취재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하마스와 내통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어니스트 리포팅에 따르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취재기자 이상으로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기자는 총 2명으로 AP와 로이터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NYT와 CNN 소속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들은 일제히 “우리가 사전에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알았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해당 사진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뿐”이라며 이같이 해명했다.

특히 로이터는 “우리 소속의 사진기자들이 사실상 하마스와 내통했다는 의혹 제기는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로이터는 “우리가 당시 확보했던 하마스의 기습 공격 관련 사진은 가자에 주소지를 둔 2명의 프리랜서 사진기자들로부터 제공받은 것”이라며 그 이전에는 이들과 전혀 아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