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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추락은 어디? 세계 4위도 모자라 인도에 밀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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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추락은 어디? 세계 4위도 모자라 인도에 밀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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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세계 3위 경제대국임을 자임했던 일본 경제가 4위로 추락하는 한편, 신흥 국가들의 성장세로 인해 추월당하는 것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엔저로 인한 수출의 증대, 토요타 어닝 서프라이즈 등으로 기치를 올렸던 화려한 성과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WEO) 개정판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은 독일에 밀려 세계 4위 경제국가로 전락할 전망이다.

미 달러 기준으로 본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2308.6억 달러로 추산되는 반면, 독일의 GDP는 4298.4억 달러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GDP는 미국 달러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기조 유지로 인해 엔저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화폐 가치가 크게 하락해 결국 GDP가 하락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경기도 양호하지 않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진행해 유로와 달러 하락률은 엔화에 비해 덜하다. 미래의 산업 가치를 헤아릴 수 있는 잠재성장률 저하 또한 일본 GDP가 세계 4위로 추락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1990년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4%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버블 붕괴, 부실채권 처리 지연에 디지털화 지연 등의 문제로 인해 일본은 경제 운영의 효율성이 하락한 상황이다. 결국 2000년 잠재성장률은 1%에서 최하 0.50% 안팎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순 수치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일본 경제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겐다이비즈니스는 “화폐 가치의 저하로 인한 세계 경제 4위 추락이 아닌 실질적 경제의 하락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2023년 연초부터 지난 10월 27일까지 엔화는 달러 대비 약 14% 하락했다. 유로에 비해 엔화는 약 12% 하락한 셈이다. 이는 FRB와 ECB가 금리 인상을 진행한 반면,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글로벌 GDP 하락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 시장에서 자국 화폐 통화의 경쟁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국 산업의 약화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러다 보니 일본의 수입 물가는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문제, 금리 인상 문제 등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과 식량 등 가격이 전폭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그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은 물론 엔화 약세가 더해져 수입 물가가 폭등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결국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수입 물가의 상승으로 인해 기존 체제가 해묵은 존재가 된 가운데, 새로운 산업의 기둥이 될 요소들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은 성장 기대가 높은 분야에 인력과 재원, 자금을 투자하지 못했고 기존의 산업에서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산업을 키워 왔다. 이로 인해 성장성이 높은 산업 분야를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하락한 것이 과거 워크맨의 히트로 대표되는 전기 산업의 경쟁력 저하다. 1980년대 후반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일본은 세계 시장 점유율의 약 50%를 차지했지만, 미·일 반도체 분쟁, 한국과 대만 등의 반도체 산업 급성장으로 경쟁력을 잃었다. 이후 HV(하이브리드) 차량을 내세운 자동차 산업이 경제를 지탱했지만, 전기차와 친환경 차량 시장에서 비야디(BYD) 등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급성장하며 뒤편으로 밀려났다.

마카베 아키오 타마대학 특별초빙교수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일본 산업이 부진하다는 푸념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향후 일본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는 힘을 합쳐 새로운 산업의 기둥을 만드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될 것”이라며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인도 등 신흥 성장국가들에 추월당해 일본 경제가 세계 제5위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