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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조심스레 관계 회복 기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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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조심스레 관계 회복 기대하는 이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회담을 갖는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회담을 갖는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와 11월 1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제 워싱턴과 베이징이 지금까지의 경제 전투를 벌이지 않고,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새로운 선택을 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두 경제 강대국 지도자의 만남과 협상 결과, 미국·중국 간 무역 긴장 완화가 진행되면 고금리, 공급망 분리,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분쟁으로 고통을 겪는 전 세계 경제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

미·중 경제 관계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됐으며, 이는 미국의 관세 부과, 기술 제한에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이 5년 동안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국가는 무역 전쟁, 수출 통제, 외국 기업에 대한 공격적 조치 등을 통해 서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긴장은 세계 무역을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등 부작용을 낳아 나머지 국가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의 대중 무역정책을 대부분 유지했으며, 이는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포함해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았다.

현재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품목에 따라 15%에서 30%까지 전반적으로 올랐으며, 중국도 미국산 상품에 대한 수입 관세에서 무역 전쟁이 시작되기 전 8%에서 현재 최대 21%로 올렸다.

중국은 미국 견제에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경제 협력 없이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관계를 회복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무역의 주요 참여국이기 때문에 두 국가의 갈등은 세계 무역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세계 경제는 올해 3%, 2024년 2.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후퇴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적 분리에도 원인이 있다. 미·중 갈등은 세계 경제에 손상을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높은 무역 장벽이 세계 경제 생산량을 약 7.4조 달러 줄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그리고 이런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IMF는 지난해 국가들이 무역에 거의 3000개의 새로운 제한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무역이 0.9% 성장하고, 2024년에는 3.5%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0~2019년 연평균 4.9%에서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세계 공급망을 교란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어 상품 생산과 유통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런 갈등은 중국이 미국을 대체해 세계 질서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견해를 바꾸면 해결된다. 시진핑의 태도 변화는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경제가 안정되면 미국 기업이 중국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의 투자는 자유 진영 기업의 투자로 이어진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전 세계 경제 흐름에 우호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면, 미·중 데탕트의 수혜를 미·중은 물론 다른 세계 국가들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두 국가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에 달하기 때문에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두 국가가 협력할 경우 세계 무역 확대와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두 나라 사이의 화해 움직임은 올해도 계속돼 시간이 지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중국의 수출 행사에 미국의 고위 관료가 참석하고, 시진핑 주석이 미국에서 미국 기업인을 대상으로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은 경제를 넘어선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관계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국의 대선이 중국에 대한 선명성 경쟁으로 달릴 수 있어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바이든과 시진핑의 정상회담이 끝나면 내년 대선까지는 돌발 이슈가 없는 한 정상 간의 회담 기회는 사실상 마련하기 어렵다.

양국 관계 개선의 핵심은 중국의 변화다. 미·중 관계의 악화와 전 세계 질서를 뒤흔든 시진핑 주석의 세계관과 중국 공산당 노선 변경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 지도부의 근본적 자세는 변하기 어렵겠지만, 경제적 어려움 극복과 영향력 회복을 위해 전술적 차원에서 태도 변경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도 지금 변화를 통해 후퇴에서 다시 전진으로 나아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는 세계 주요 국가의 회복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악화된 중국의 평판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퓨리서치센터는 24개국 사람들에 대한 조사에서 미국이 2개(케냐와 나이지리아) 국가를 제외한 22개국에서 중국보다 호의적이라고 보고했다.

일단 이번 정상회담 성과는 중국에 달렸다. 임시적이고 전술적인 변화일지라도 중국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 이런 변화가 확인되면 미국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시장은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정상의 만남이 최소한 경제적 긴장을 일부나마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크다. 양국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막는 것만으로도 좁게는 양측 모두에, 넓게는 전 세계에 승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역사적인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이 만나 군사 통신 재개 등 국가 안보, 경제적 긴장 완화 등 무역 이슈,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이슈,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분쟁 이슈 등을 다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