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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정상 회담의 동상이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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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중 정상 회담의 동상이몽 왜?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만남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만남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정상 회담의 주요 사항은 사전 실무 회의에서 결정된다. G2 간의 미·중 정상회담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14일(이하 현지시간)자 월스트리트저널의 미·중 정상 회담 예고 기사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양 정상이 만나기 전 미국 기업인들과 먼저 회담하기를 원했다. 백악관 측은 정상끼리 만남이 우선이라고 고집했다. 그 결과는 15일 캘리포니아 회담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양국은 사소한 것까지 트집을 잡는다. 그만큼 둘 사이는 편치 않다. 그래도 디커플링만큼은 피하고 싶어 한다. 파경이 가져다줄 후과를 두려워해서다. 그들이 꿈꾸는 ‘동상이몽’의 내용은 무엇일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캘리포니아에서 만난다. 서로 유리한 샅바를 잡으려는 신경전이 팽팽하다. 양측은 중단된 미·중 군사대화 재개를 논의할 예정이다. 대만 해협 등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다.
대화의 초점은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맞춰질 것이다.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최우선 과제로 군 고위 당국자들 간 대화 재개를 꼽았다. 그는 "오해를 줄이고, 경쟁을 관리하고,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상이다. 중국은 규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도 반도체 소재 수출을 허가제로 하는 등 맞대응하고 있어 양국 간 조율이 필요하다.

중동 정세도 테이블 위에 놓일 전망이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충돌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이란이 중동 전체의 안정을 저해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다.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


미국과 중국은 국내총생산(GDP)과 국방비 지출 면에서 세계 1위와 2위 국가다. 두 강대국 사이의 긴장은 자칫 세계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줄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하며 군사적, 경제적 부상을 경계해 왔다. 한편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 재편을 꾀하며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

미·중 대결의 아찔한 순간은 지난해 8월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었다. 대만 통일을 주장하는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했다. 이후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의 강도를 높여 왔다. 미·중 간의 국방 대화 라인은 끊어졌다.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중국 군용기가 미군 항공기에 접근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우발적 충돌 위험을 높였다. 국방 당국 간 채널이 통하지 않을 경우 군사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군사적 긴장 완화의 길로 나갈 수 있을지가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거리다.

중국은 지난달 양국 사이의 걸림돌 하나를 제거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던 리상푸 국방장관을 해임한 것이다. 물론 그를 제거한 것이 미국과의 사이를 염두에 둔 조치는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양국 정상의 대화에 윤활유로 작용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미국이 경제 안보를 명분으로 추진해 온 첨단 반도체 제품의 대중국 수출·투자 제한이 어느 선까지 풀릴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중국은 "세계 경제와 단절됐다"며 대책으로 갈륨 등 반도체 소재 수출 허가제로 전환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바라보는 양국의 이해는 엇갈린다. 미국은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하마스를 규탄했다. 중국은 팔레스타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과 거리를 뒀다.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는 향후 국제질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번에도 미·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 파고는 더 높아지게 된다. 첨단 반도체 등 제품에 대한 수출·투자 규제가 지속되면 공급망은 혼란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 대선이 있는 내년엔 미·중 관계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초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 관계의 긴장이 높아지면 자칫 미·중의 완력 대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과 시진핑이 15일 회동에서 해결책을 찾아내야만 한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