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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임대료 폭등에 '임차인·임대인 갈등' 격화…사상자까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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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임대료 폭등에 '임차인·임대인 갈등' 격화…사상자까지 발생

튀르키예에서 임대료가 폭등해 임대료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튀르키예에서 임대료가 폭등해 임대료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튀르키예에서 임대료 상승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금융 완화 정책과 60%를 넘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1년 만에 임대료가 2배 이상 오르는 경우가 흔하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임대료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하며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튀르키예 언론 레푸블리카가 전했.

이스탄불에서는 월급의 대부분을 임대료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탄불에 사는 가정부 에미네 담담(50)은 집주인으로부터 월 8000리라(약 36만4만000원)로 월세 인상을 요구받고 이를 수락했다. 2년 전에는 같은 아파트의 월세가 1400리라(당시 환율로 약 6만3000원)였다. 최저임금은 3.7배 인상됐지만, 임대료 상승률은 이를 훨씬 넘어섰다.

튀르키예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마다 임대료를 조정하는데, 평균 인플레이션율(현재 54%)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2022년에 25%로 가격 인상폭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대폭적인 가격 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스탄불의 부동산 중개업자 우르비 오즈잔은 신규 입주자에게 전년도 임대료의 2배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종종 재판이나 분쟁이 발생한다.
한 사례로, 오즈잔의 고객은 세입자와 협상이 결렬된 후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강제 퇴거 명령 후 세입자가 없는 동안 매수자에게 집을 보여주려 했지만, 돌아온 세입자와의 다툼으로 경찰을 부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이둔 주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칼로 찔러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스탄불에서는 집주인이 퇴거를 요구하자 세입자가 격분해 집주인을 칼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임대료 급등의 원인은 급격한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자산을 보호하려는 부유층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집중된 데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한때 전년 동월 대비 80%를 넘어섰고, 10월에도 61% 상승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펼치며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2022년 5월에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0.99%의 월 이자율로 대출을 제공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켜 임대료 폭등을 불러왔다.

8월에는 주택가격지수가 전국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90%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2배 이상 상승했다. 중앙은행은 2023년 5월 대통령 선거 후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스탄불의 부동산 사업자 에르산 부차크추는 최근 주택 시장 변화를 지적했다. 그는 10월 이후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손님이 오지 않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4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연초에 다시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집세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