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융시스템 안정성 보고서에서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할 '초기 징후'에 대해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의 경제적 불안정은 이미 은행 경영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ECB는 보고서에서 "유로존 은행 자산의 질은 양호하지만, 채무 불이행 비율과 채무 연체는 스트레스의 초기 징후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로존에서 경기 둔화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은행 채권의 부실 비율은 2% 내외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채권의 부실 비율은 상승 추세다. 대출 연체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몇 분기 동안 "부실 대출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무 상태가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우려되는 가운데 시장을 냉각시키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채권도 증가 중이다. 보다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페인과 핀란드에서 부실 비율이 높다.
ECB는 지난 9월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정책금리를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4.5%까지 인상했으며,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을 지속할 태세다.
금리 상승은 대출 마진 개선을 통해 은행 수익이 증가됐지만, 과도한 경기 냉각과 이자 부담 증가는 기업과 소비자의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또 투자펀드 등 비은행권의 확대가 "갑작스런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급격한 시장 변화로 마진콜(추가 담보 요청)이 늘어나면 자금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며 현금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