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이버트럭 로고. 사진=테슬라](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31210111532014029a1f3094311109215171.jpg)
미래형이라는 수식어가 흔히 따라붙을 정도로 전통적인 픽업트럭의 디자인과 전혀 차원이 다른 모습이라서다.
그러나 사이버트럭의 출고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사이버트럭의 모난 디자인이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사이버트럭 충돌 흡수력의 두 가지 측면
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물은 결과 사이버트럭의 각진 외관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보다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차체도 각진 데다 차체의 소재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총알까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할 정도로 강도가 매우 높은 스테인레스 냉연 강판이어서 사람이 됐든 자전거가 됐든 차량이 됐든 주행 중인 사이버트럭과 접촉할 경우 피해가 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로이터가 취재한 전문가들이 이같은 우려를 내놓은 근거는 테슬라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기가팩토리5에서 열린 첫 출고식에서 공개한 사이버트럭의 충돌 테스트 결과다.
가장 큰 우려는 매년 미국에 출시되는 전 세계 차량의 충돌 안전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회장을 지낸 전문가의 입에서 나왔다.
아드리안 런드 전 IIHS 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자세한 충돌 테스트 결과까지는 테슬라가 발표하지 않아 좀 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이버트럭 출고 행사에서 공개된 충돌 테스트 영상을 보면 사이버트럭 차체로 쓰인 두꺼운 스테인리스 강판 때문에 사람이 사이버트럭과 접촉할 경우 다른 차량에 비해 큰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이 영상을 공개한 것은 사이버트럭의 독특한 차체 구조와 차체 소재 때문에 충돌 흡수력이 뛰어나고 탑승자 입장에서도 일반 차량에 비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으나 런드 전 회장은 정반대의 측면을 지적한 셈이다.
사이버트럭 ‘외골격’의 위험성
테슬라는 곤충이나 갑각류의 겉면에 있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딱딱해진 골격을 뜻하는 외골격 형태의 독특한 차체 구조를 채택해 외부 충격을 전통적인 차량보다 잘 흡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사이버트럭과 충돌하는 차량의 입장에서는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크럼플 존(사고 발생 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쉽게 접히게 설계된 부분)이 적용된 일반 차량이 사이버트럭과 도로 주행 중 충돌하게 될 경우 사이버트럭 탑승자는 멀쩡할지 몰라도 상대 차량의 탑승자는 크럼플 존 자체가 무용지물이 돼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줄리아 그리스월드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교통안전조사교육센터(STREC) 교수도 “테슬라가 공개한 충돌 테스트 영상을 보고 놀랐다”면서 “사이버트럭에 탄 사람은 안전할지 몰라도 사이버트럭과 부딪힌 차량에 탄 사람은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교통안전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기구인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도 별도로 낸 성명에서 “사이버트럭처럼 사이즈도 크고 출력도 세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픽업트럭이 보행자나 자전거 탑승자와 접촉할 경우 커다란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사이버트럭이 유로존에서는 출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