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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이버트럭 ‘각진 디자인’ 안전성 논란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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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이버트럭 ‘각진 디자인’ 안전성 논란 휩싸여

테슬라 사이버트럭 로고.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사이버트럭 로고. 사진=테슬라
전기차 마니아들이 테슬라의 미래형 사이버트럭을 고대해 온 이유 중 하나는 사이버트럭의 독특한 외관이다.

미래형이라는 수식어가 흔히 따라붙을 정도로 전통적인 픽업트럭의 디자인과 전혀 차원이 다른 모습이라서다.
테슬라도 사이버트럭의 각진 외관을 강조한 로고를 따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을 정도로 이를 판매 전략의 핵심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트럭의 출고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사이버트럭의 모난 디자인이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사이버트럭 충돌 흡수력의 두 가지 측면


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물은 결과 사이버트럭의 각진 외관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보다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차체도 각진 데다 차체의 소재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총알까지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할 정도로 강도가 매우 높은 스테인레스 냉연 강판이어서 사람이 됐든 자전거가 됐든 차량이 됐든 주행 중인 사이버트럭과 접촉할 경우 피해가 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로이터가 취재한 전문가들이 이같은 우려를 내놓은 근거는 테슬라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기가팩토리5에서 열린 첫 출고식에서 공개한 사이버트럭의 충돌 테스트 결과다.

가장 큰 우려는 매년 미국에 출시되는 전 세계 차량의 충돌 안전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회장을 지낸 전문가의 입에서 나왔다.

아드리안 런드 전 IIHS 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자세한 충돌 테스트 결과까지는 테슬라가 발표하지 않아 좀 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이버트럭 출고 행사에서 공개된 충돌 테스트 영상을 보면 사이버트럭 차체로 쓰인 두꺼운 스테인리스 강판 때문에 사람이 사이버트럭과 접촉할 경우 다른 차량에 비해 큰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이 영상을 공개한 것은 사이버트럭의 독특한 차체 구조와 차체 소재 때문에 충돌 흡수력이 뛰어나고 탑승자 입장에서도 일반 차량에 비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으나 런드 전 회장은 정반대의 측면을 지적한 셈이다.

사이버트럭 ‘외골격’의 위험성


테슬라는 곤충이나 갑각류의 겉면에 있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딱딱해진 골격을 뜻하는 외골격 형태의 독특한 차체 구조를 채택해 외부 충격을 전통적인 차량보다 잘 흡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사이버트럭과 충돌하는 차량의 입장에서는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크럼플 존(사고 발생 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쉽게 접히게 설계된 부분)이 적용된 일반 차량이 사이버트럭과 도로 주행 중 충돌하게 될 경우 사이버트럭 탑승자는 멀쩡할지 몰라도 상대 차량의 탑승자는 크럼플 존 자체가 무용지물이 돼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줄리아 그리스월드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하 교통안전조사교육센터(STREC) 교수도 “테슬라가 공개한 충돌 테스트 영상을 보고 놀랐다”면서 “사이버트럭에 탄 사람은 안전할지 몰라도 사이버트럭과 부딪힌 차량에 탄 사람은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교통안전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기구인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도 별도로 낸 성명에서 “사이버트럭처럼 사이즈도 크고 출력도 세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픽업트럭이 보행자나 자전거 탑승자와 접촉할 경우 커다란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사이버트럭이 유로존에서는 출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