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산 홍해 대란
이미지 확대보기1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최근 약 한 달간 55척의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했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의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성명을 통해 " 희망봉으로 우회한 선박은 모두 55척이며 2천128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라비 청장은 이어 "우리는 홍해 긴장 상태가 운하의 통항량에 미치는 여파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홍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선박이나 이스라엘을 목적지로 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일부 선박을 나포하거나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선박들도 후티 반군 공격의 목표물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Maersk) 등 일부 글로벌 해운기업은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최단 항로인 수에즈 운하를 통하지 않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가는 우회로를 택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와관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원을 명분으로 홍해에서 도발 수위를 높이는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를 직접 공격할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매체 세마포르(Semafor)는 16일(현지시간) 다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후티와 이란이 세계 해상 무역에 해를 가하려는 점을 우려해 이 같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후티에 대한 미국의 직접 공격이 이란과 다른 친이란 무장단체와의 더 광범위한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사결정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후티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을 보복·압박하는 차원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 전쟁 초기에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들을 공격했지만, 지난주부터는 노르웨이, 홍콩, 라이베리아 등 전쟁과 직접 관련 없는 선적의 선박까지 표적으로 삼으며 공격 대상을 확대했다. 후티의 무차별 공격을 우려한 대형 해운사들은 홍해를 통한 운항을 일시 중단하거나 중단을 검토하며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후티의 공격에는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무역을 방해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이스라엘 지원 비용을 늘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다.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돼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이 지나는 통로이기도 한 이 항로를 오가는 선박은 연간 2만척에 이른다.
미국의 후티 공격이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일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국방부 관리 다수는 미국이 세계 무역의 흐름을 유지하려면 후티에 대한 공격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봤다고 세마포르는 전했다. 후티를 공격할 경우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저항의 축'을 자처하는 연대 무장세력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에 후티를 공격할 경우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이 후티를 직접 공격한다면 이는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미국은 지난 2016년 10월 후티의 미 해군 구축함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후티의 해안 레이더 시설 일부를 파괴한 바 있다.
뉴욕 국제유가는 홍해에서의 지정학적 우려에도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하락했다. 지난주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센트(0.21%) 하락한 배럴당 71.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날 하락에도 이번 주에 0.28% 올라 8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번 주 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는 현재 연준의 논의 주제가 아니라며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진화하고 나섰다. 윌리엄스 총재는 "우리는 현재 금리 인하를 얘기하고 있지 않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대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돌려놓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기업 머스크(Maersk)가 홍해 운항을 일시 중단하고, 독일 컨테이너 해운사 하파크로이트도 홍해를 통한 운항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물류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 소식에 장 초반 유가가 0.89%가량 오르기도 했다.
벨란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시 라지 매니징 디렉터는 "홍해는 전 세계 물동량의 10%를 차지하는 해상 원유 흐름의 핵심 지역 중 하나다"라며 "공격에 정교함이 부족하지만, 해상 선원들도 덜 노련해 쉽게 목표물이 된다"고 지적했다.
예멘 반군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홍해에서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는 MSC사의 팔라티움Ⅲ호로, 앞서 수시간 전에는 라이베리아 선적의 다른 화물선 알자스라호가 공격을 받았다. 후티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 소유 선박이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민간 선박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 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의 보험 비용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