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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이나 'F-16' 확보, 판도 흔들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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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이나 'F-16' 확보, 판도 흔들 게임체인저 될까

덴마크 공군 소속 F-16 전투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덴마크 공군 소속 F-16 전투기.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에 몇 달째 강력히 요청해 왔던 새 병기가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전선에 곧 배치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세대 전투기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로 전 세계 25개국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북서대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주력기로 사용되고 있는 미국산 ‘F-16’ 전투기 얘기다.

뉴스위크 “F-16, 우크라이나 전선에 이미 투입됐을 가능성”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미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서방이 지원을 약속한 F-16 전투기의 첫 물량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실전 배치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3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전투기 8대를 격추시키는 데 동원한 것이 서방에서 막 건너온 F-16 전투기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러시아 공군 입장에서 전투기를 8대나 잃은 것은 상당한 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스위크의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매체 유러피언 프라우다에 따르면 F-16 전투기를 움직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에 대한 서방국의 교육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 단계를 향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는 영국 국방부 역시 최근 발표를 통해 영국에서 그동안 이뤄진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에 대한 F-16 관련 기본교육이 끝났다면서 이들이 덴마크와 이탈리아에서 진행되는 F-16 실전 교육 단계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유리 이그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공보관도 우크라이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의 핵심 회원국이자 F-16 전투기의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진작부터 F-16 지원을 호소했으나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봄부터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이 소진되고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결과 미국이 입장을 바꿔 F-16을 러시아 영토에 들이지 않는 조건으로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F-16 제공 계획에 동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F-16 확보는 시간문제가 됐다.

다만 F-16을 조종할 수 있는 파일럿 교육이 끝나야만 우크라이나가 학수고대해 왔던 이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는 것이 가능했었다.

F-16 조종 훈련을 끝내는 데는 통상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크라이나 공군도 올가을이나 겨울까지 F-16 전투기를 배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에 대한 F-16 교육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당초 예상보다 빠른 것이란 평가다.

최신예 전투기 아니지만 러시아가 긴장하는 이유


F-16 자체가 최신예 전투기는 아니다.

스텔스 성능과 기동성을 중시한 5세대 전투기를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미 여러 나라에서 운용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가 F-16의 지원을 서방 국가들에 줄기차게 요청한 데는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F-16이 나토의 주력기여서 나토의 군사작전 시스템과 긴밀히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 군사전문가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 입장에서 F-16의 실전 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F-16이 나토의 무기 체계와 연동돼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또 F-16은 지난 1970년대에 개발됐으나 공중전과 전자전 능력이 뛰어나고 3000㎞ 이상의 긴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후 1980년대에 개발된 러시아의 4.5세대 수호이-35 전투기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영국 국방부도 “앞으로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공군의 주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배경은 F-16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우크라이나가 서방국에 요청한 F-16 전투기는 200대 규모로 알려져 있는데, 올렉시 레즈니코우 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미국 언론에 그 현실적인 배경이 무엇인지 언급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F-16은 미국과 동맹국들에 이미 수천 기가 실전 배치돼 있는데다 이들 국가가 4세대 전투기를 5세대 전투기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상당수 제공하더라도 해당 국가와 나토의 방위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벨기에가 자체 보유한 F-16 전투기 가운데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총 42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네덜란드가 18대를 곧 인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