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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국가부채·식품은행 의존도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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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국가부채·식품은행 의존도 늘어날 듯

미국 주식 시장의 활황 속에서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미국의 국가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제에 대한 위기감을 다시 자극한다.

미국 재무부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미국 정부 총 부채는 현재 34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과 부채 한도 인상에 합의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이 증가세는 공화당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으며, 임시 예산안 마감 시한인 2024년 1월 17일이 다가오면서, 만약 양당이 이때까지 예산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연방 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나돈다.

셧다운은 연방 정부의 모든 업무가 중단되는 것을 말하며, 이는 공무원의 임금 지급이 중단되고, 정부 서비스가 중단되는 문제를 초래한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정치 공세가 강해질 것으로 보여 예산안 처리 관련 파열음 발생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인들은 현재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실 생활에서 경제적으로 압박감을 받고 있으며, 약 78% 정도가 미국의 경제가 나쁘다고 반응하고 있다.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식품은행 의존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2022년에 약 4900만 명이 식품은행을 이용했을 정도다.

미국 국가 부채 규모. 그래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가 부채 규모. 그래프=연합뉴스


국가 부채의 증가


미국의 국가 부채는 국민 1인당 10만 달러를 초과했다. 공화당 아이오와주 랜디 핀스트라 하원의원은 “이는 분명한 위기”라고 경고했으며, 공화당은 무모한 연방 지출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메시지를 백악관에 보내고 있다.

2023년 12월 미국의 국가 부채는 약 34조 달러로, 이는 미국의 GDP 대비 약 120%에 해당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부채 이자 비용은 매년 약 3000억 달러이며, 이는 연방 예산의 약 10%를 차지할 정도다.

세수와 세출을 보면, 2023년 11월까지 미국의 세수는 약 4조 달러, 세출은 약 4.1조 달러로, 약 10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제 상황 평가


지난해 12월 폭스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약 절반 이상이 경제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 78%가 ‘보통’ 또는 ‘나쁨’으로 답했다. 경제가 좋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21%에 불과했다. 민주당원 61%, 공화당원 93%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다수 미국인이 경제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배경은 고물가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 11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 상승했다. 이는 1982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은 2023년 12월 현재 사상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다. 금리 인하와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고 있어서다.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는 다소 이율배반적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주식시장은 활황을 이루고 있는데, 대다수 미국인은 경제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미국의 양극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주로 부유층과 고소득층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어 주식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또한, 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 비용이 낮아져, 주식 투자를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고물가 어려움은 주로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겪고 있다. 이들은 임금 상승이 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해,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고물가로 생활비가 증가해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

식품은행 의존도 상승


일부 미국인들은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신 의견 조사를 기반으로 2022년 이후 식품 뱅크 의존도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에 따르면, 2022년에 약 4900만 명, 즉 미국인 6명 중 1명이 식품은행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이는 2021년보다 14%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식품은행 의존 증가는 경제 악화, 물가상승, 실질 소득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국가 부채 증가와 양극화, 식품은행 의존 증가는 2024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새해가 시작되면 임시 예산안 마감 시한인 1월 17일을 앞두고 민주와 공화 야당 사이의 파열음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금리 인하가 시장 상황을 주도하지만, 이면에는 복잡한 이슈가 언제든 위기를 자극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 2024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