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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금' 알루미늄, 공급 감소·수요 증가 '가격 폭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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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금' 알루미늄, 공급 감소·수요 증가 '가격 폭등' 우려

중국 윈난성 알루미늄 제련소들이 강우량의 증가로 전력 공급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윈난성 알루미늄 제련소들이 강우량의 증가로 전력 공급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알루미늄 공급이 감소하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독일 언론 보어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루미늄은 희귀하고 산업에 필요한 금속이라 '미래의 금'이라고도 불린다. 알루미늄은 일상생활 어디에나 사용되는 캔, 캡슐, 호일뿐만 아니라 전기차(EV), 태양광 패널,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필수 원자재이며, EV 시장의 성장과 탄소 중립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으로 알루미늄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교통·운송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EV의 중량을 낮추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한다. 또한, 일단 생산되면 품질이 크게 변하지 않아 재활용도 가능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회수된 양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정도는 아니라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할 경우 자동차, 건설 등 관련 산업의 비용이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루미늄 산업은 알루미늄 원재료인 보크사이트를 채굴하고, 이를 정련하여 알루미늄을 생산하는 부문과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부문으로 크게 나뉜다.

현재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4분의 3가량이 중국, 러시아, 중동에서 생산된다. 중국은 전체 생산량의 약 50%, 러시아는 약 10%, 중동도 약 10%를 차지한다.

2022년 글로벌 알루미늄 시장 규모는 총 1600억 달러, 국가별 수입 규모는 미국, 네덜란드, 독일, 일본, 중국, 튀르키예, 한국 순으로 많았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5%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최근 자체 알루미늄 생산을 줄이고,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대규모로 비축하고 있다.

알루미늄의 주요 단점은 생산 중 에너지 소비가 높다는 점이다. 1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14MW의 전력이 필요하다. 약 3500리터의 휘발유를 연소시킬 수 있는 양의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영국 일반 주택의 3년간 소비 전력과 맞먹는다.

에너지 위기 당시 유럽의 수많은 알루미늄 제련소가 가동을 중단했다. 독일에서는 2022년 알루미늄 생산량이 2021년도에 비해 48% 감소했다. 유럽 ​​전체 생산량도 비슷한 규모로 줄었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로 자체 알루미늄 생산 규모를 줄이면서 알루미늄 시장에서 알루미늄 희소성이 커져,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유럽은 많은 중요한 원자재를 소수의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의존도를 줄이려고 EU는 주요 원자재에 관한 법률을 통과했다. 주요 원자재는 녹색 및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2023년 9월에 알루미늄도 중요한 원자재 목록에 올랐다.

다행인 것은 현재 경제 침체 우려가 공급 리스크를 누르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은 2023년 초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런 가격 하락을 이용해 거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몇 달째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값싸게 비축해 왔다. 중국은 환경 규제를 감안해 자체 생산을 줄이고 러시아산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것이다.

이제, 2024년 금리가 내리고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식기 시작할 경우, 알루미늄 가격은 빠르게 다시 상승할 수 있다. 현재 톤당 2370불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역대 최고가는 톤당 3500달러를 넘어섰다.

수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비하려면 공급망 다변화와 재활용 확대 등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 유럽은 주요 원자재 법률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알루미늄은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인 만큼 재활용 확대를 통해 공급을 늘리려고 한다.

한편, 유엔무역개발협회(UNCTAD)의 상품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알루미늄 수입은 2022년 97억5000만달러로, 2021년 84억6000만달러보다 12억9000만 달러가 늘었다. 경기 변동에 따라 수입량은 달라질 수 있지만, 향후로도 수입량은 일정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시장 변동에 민감한 대응책이 필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