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경제 세계 최고 회복력으로 '나 홀로' 질주...재정정책이 통화정책 상쇄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경제 세계 최고 회복력으로 '나 홀로' 질주...재정정책이 통화정책 상쇄

개인에 경기 부양 자금, 기업에 정부 보조금 살포해 고금리, 고물가 맞설 실탄 제공
정부의 경기 부양 자금 등에 힘입어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미국인들이 소비에 나서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정부의 경기 부양 자금 등에 힘입어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미국인들이 소비에 나서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사진=CNN
미국 경제가 세계 주요 국가 중에서 최고의 회복력을 보이면서 ‘나 홀로’ 질주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경제는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년 대비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2%대를 나타낸 것은 2021년 3월(2.3%)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연말 소비 호조에 힘입어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3.3%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사태 속에서 지난해 3분기 4.9%라는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 들어서도 3%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과 달리 다른 주요 국가의 경제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경제가 지난해 0.3%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독일은 3분기 침체에 이어 4분기에도 0.3% 역성장했다고 연방통계청이 밝혔다. 중국과 일본 경제도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가 놀랍게도 다른 모든 무역 대상국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세계 최고다”라고 보도했다. WP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CNN 비즈니스도 “미국 경제 성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놀라울 정도이고,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CNN 비즈니스는 “미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3.3% 성장한 데 비해 유로존은 지난해 3분기에 0.1%, 영국은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해 3분기에 -2.1% 성장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미국 경제의 최강 회복세에는 소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WP가 지적했다. 미국에서 지난달에 실질 소비가 0.5% 증가했고,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CNN 비즈니스는 미국의 소비가 늘어난 데는 연방정부가 미국인에게 팬데믹 당시에 경기 부양 자금, 실업 수당, 세금 공제 등으로 약 5조 달러를 뿌린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3월 당시에 사실상 제로 금리였던 기준금리를 5.25~5.5%까지 올렸다. 그렇지만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를 상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분의 25.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이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 IMF에 따르면 독일은 15.3%, 프랑스는 9.6%, 이탈리아는 10.9%, 영국은 19.3%가량이다.

바이든 정부는 팬데믹 당시 경기 부양책을 종료한 뒤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 (칩스법),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정부 지원금을 기업에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WP는 정부의 민간 분야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인해 정부 부채가 새로 34조 달러가 늘어났고, 부채 비율이 연간 경제 총생산의 120%로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 차이도 미국과 유럽 경제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이지만,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로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비용이 급등했다.

고용 시장 탄력성도 미국이 유럽 국가에 비해 뛰어나다고 WP가 지적했다. 유럽 기업들은 불황에도 직원을 쉽게 해고하지 못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경기 변화에 맞춰 과감하게 해고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