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미 다시 '물가 공포'… 중기·자영업자 한계상황

공유
1

한미 다시 '물가 공포'… 중기·자영업자 한계상황

美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3.9%… 물가 다시 우상향 우려
韓 과일값 상승에 식료품 물가↑…유가도 80달러 육박


미국 물가 충격이 다시 고개 들면서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물가 충격이 다시 고개 들면서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한미 물가 충격이 다시 고개 들면서 빚으로 연명해온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은 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월도 3.9%로 높게 나오자 사실상 물가가 다시 우상향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덮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과·배 등 과일가격 상승으로 식료품 물가가 4개월째 6%대를 기록하고, 지난해 상하수도·시내버스·지하철·택시·쓰레기봉투 요금 등도 3.7%로 크게 올랐다.

국제유가 마저 다시 80달러에 육박해 고물가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물가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 등 취약층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식당 등 자영업자들은 인건비와 농산물 등 식재료 가격은 오르고 경기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수경기가 위축되면서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빚으로 연명하고 있다.

한미 모두 물가가 고공행진해왔지만 미국은 호황이 따랐고, 우리는 불황이 이어지면서 온도차가 크다는 진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은 완전고용에 수요도 탄탄하지만 우리나라는 물가만 올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민소득도 미국은 8만달러인데, 우리나라는 3만달러 수준이다. 고물가 고금리로 취약층이 겪는 고통은 미국에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현실을 평가했다.

미국 물가 하락세가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늦춰지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해 12월(+3.4%)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기간인 12월과 1월 모두 3.9%여서 사실상 물가가 우상향했다는 평가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와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 미국의 PPI는 지난해 10월(-0.4%), 11월(-0.1%), 12월(-0.2%) 3개월 연속 하락하다 1월 0.3% 상승세로 전환했다.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당초 5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6월 12일로 늦춰 전망하고 있다.

한 경제전문가는 “일시적이고 계절적 요소가 있는 유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결국 물가가 다시 우상향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물가가 높으면 금리인하는 불가능하다. 인하 시점이 뒤로 계속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도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도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며 3개월만에 최고치다. 16일(현지시간)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16달러(1.49%) 오른 배럴당 79.19달러로 지난해 11월 6일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는 사과·배 등 과일가격 상승으로 식료품 물가가 4개월째 6%대로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이상 기온과 최근 유가 불확실성으로 식료품 물가(지난달 6.0% 상승)를 구성하는 과일뿐 아니라 우유·치즈·계란, 채소·해조, 과자·빙과류·당류 등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하수도·시내버스·지하철·택시·쓰레기봉투 요금 등 전국 지방공공요금 6종 인상도 3.7%로 최근 5년새 가장 높았다.

지방공공요금은 2019년 3.5% 인상된 후 2020년 1.8%, 2021년 0.6%, 2022년 0.8%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밀, 옥수수, 돼지고기, 소고기 등 세계 식량가격이 하락세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작황 호조와 가축 공급량 증가로 부담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매달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124.6에서 지난달 118.0까지 매월 하락세를 보였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