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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포드 CEO 발언에 전미자동차노조 긴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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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포드 CEO 발언에 전미자동차노조 긴장하는 이유

짐 팔리 포드자동차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짐 팔리 포드자동차 CEO. 사진=로이터
짐 팔리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작심하고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발언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긴장하는 분위기다.

포드차는 UAW가 지난해 말 파업을 벌여 완승을 거둔 미국의 3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로 자사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UAW 조합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팔리 CEO 작심 발언에 UAW 긴장


20일(이하 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팔리 CEO는 지난 15일 미국 뉴욕에서 투자분석업체 울프 리서치가 주관해 열린 ‘울프 리서치 글로벌 오토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UAW 지도부의 귀를 번쩍 띄게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팔리 CEO가 언급한 내용의 골자는 향후 출시되는 포드차를 조립하는 공장의 위치에 대해 다시 꼼꼼히 생각해 보겠다는 것. 향후 내놓을 포드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발언은 UAW를 겨냥했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앞으로 출시하는 차는 UAW 조합원들이 포진한 기존 조립공장에서가 아니라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뜻을 팔리 CEO가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다른 공장이라는 말은 미국 내 공장이 아니라 외국에 있는 공장을 가리킨 것으로, 즉 UAW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해외 공장으로 생산 라인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팔리 CEO는 경쟁사들과 다르게 F-150 픽업트럭을 비롯한 포드차의 주력 제품을 미국과 이웃한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 안에서 만들어 왔다는 점을 강조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그는 “멕시코에서 픽업트럭을 만드는 것에 비해 미국에서 픽업트럭을 만드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불리한 것을 잘 알면서도 이 같은 방식을 고수해왔던 것은 그런 방식이 결과적으로 남는 장사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UAW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대신에 노사 안정을 꾀하면서 생산라인을 운영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팔리 CEO, 생산라인 해외 이전 가능성 시사한 이유


그렇다면 이제 와서 생산라인을 해외로 옮길 가능성을 팔리 CEO가 시사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AP에 따르면 우선 3대 완성차 제조업체 가운데 포드차의 UAW 조합원이 가장 많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드차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가운데 UAW 조합원이 5만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차 노동자들이 UAW의 주력을 구성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 한 앞으로 UAW의 영향력에서 포드차가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을 팔리 CEO가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또 다른 배경은 팔리 CEO가 직접 거론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지난해 UAW가 포드차와 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빅3’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파업을 벌이면서 포드차 사업장도 큰 타격을 받았는데 포드차의 여러 픽업트럭 생산공장 중에서도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픽업트럭 공장에서 이 공장의 UAW 조합원 8700명이 파업을 벌여 공장 문을 닫게 한 일이다.

루이빌 공장은 미국 전역에 있는 포드차 공장 가운데서도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 사업장에 속하기 때문에 같은 파업에 직면하더라도 이 사업장의 피해가 다른 곳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팔리 CEO는 “우리는 그동안 UAW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방향으로 UAW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지속해 왔으나 UAW는 포드차의 여러 픽업트럭 공장 가운데서도 굳이 루이빌 공장에서 UAW가 먼저 파업을 벌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UAW와 주고받는 관계 속에 사업장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영하려 애써왔음에도 UAW가 아랑곳하지 않고 포드차 경영진이 가장 중시하는 사업장의 운영을 파업으로 정지시킨 것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팔리 CEO는 “포드차와 UAW의 관계가 이제 달라졌고 분수령을 맞고 있다”면서 “새로운 관계 설정에 따라 사업의 향배도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여 일부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 방안을 포함해 UAW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기 위한 중장기적인 방안을 모색 중임을 강하게 내비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