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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지중해 연안에 350억 달러 규모의 UAE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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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지중해 연안에 350억 달러 규모의 UAE 투자 유치

이집트 카이로 인근에 있는 천연가스 처리 시설. 사진=연합뉴스
이집트 카이로 인근에 있는 천연가스 처리 시설. 사진=연합뉴스
이집트가 오랜 경제 위기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나라가 중동의 부자인 아랍 에미리트(UAE)와 지중해 연안의 주요 구간 개발을 위한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고 23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모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UAE의 아부다비 3대 주요 국부펀드 중 규모가 작은 ADQ가 ‘라스 엘 헤크마’ 반도 개발에 3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결국 이 투자가 시발이 되어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알렉산드리아에서 서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여름철에는 부유한 이집트인들에 인기 있는 고급 관광 리조트와 백사장 해변이 있는 지역이다.

해외 투자 자금 유입은 위기에 처한 이집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집트 경제의 어려운 현실


이집트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후 외환보유고가 급감하고 외화 유출이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의 영향으로 관광 수입이 줄어들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달러화가 대거 유출되면서, 이집트의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이는 수입품의 가격을 올리고, 국내 생산비용을 끌어올렸다. 이집트 정부는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수입해 왔다. 하지만 이것이 제재로 막히자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재정난이 가중되면서, 세금을 인상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물가 상승을 촉발하고 2023년 7월에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무려 13.6%나 올랐다. 3년 만에 최고치였다.

달러가 부족하자 이집트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IMF와 세 차례에 총 200억 달러의 차관을 받았다. 이에 국가 채무는 GDP의 92.9%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IMF는 차관 제공 조건으로 이집트에 경제 구조 개혁을 요구했지만, 이집트 정부는 사회적 반발을 우려해 이를 그간 미뤄왔다.

또한, 걸프 국가들도 2013년 이집트 정권 교체 후 정치적 목적으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이자 없이 이집트에 제공했으나, 이집트 경제 개혁 조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경제난이 계속되자, 구제금융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구제금융을 대폭 축소했다.

더욱이,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해상 공격으로 매년 약 6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수에즈 운하 수입도 감소하면서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집트의 변화와 UAE 신규 투자의 효과


이집트는 만성적 외화 부족을 포함한 경제 위기로 고통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이집트는 경제난이 가중되자 투자 유치에 좋은 환경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기 극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2023년 6월 종료된 회계연도에 순 외국인 직접 투자는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IMF 구제금융 조건인 이집트는 통화 및 환율정책 유연화, 비공식 경제 부문 과세 확대, 공공부문의 투명성 강화, 사회 안전망 확대 등 개혁을 약속했다. 이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구제금융 확대도 논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UAE 투자가 발표된 것이다. UAE 국부펀드인 ADQ는 아부다비 도시 크기의 거의 5분의 1인 170㎢가 넘는 '차세대 도시'에 투자 구역과 기술 및 경공업, 놀이공원, 정박지 및 공항, 관광 및 주거 개발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집트 정부의 지분 35%를 보유하게 되며, 2025년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내주에 150억 달러 등 3월까지 총 350억 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는 최종적으로 15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집트의 인프라 개선과 경제 다각화를 촉진하고, 다른 해외 투자자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투자는 이집트와 UAE의 정치적, 경제적, 안보적 협력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UAE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이집트 주요 국영 기업들의 M&A, 인프라 건설, 에너지 개발 등에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집트 신규 행정 수도인 뉴카이로에 3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이집트가 UAE로부터 계획대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IMF 구제금융 프로그램 규모 확대와 함께 향후 이집트의 자금 조달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유동성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이집트 경제에 신뢰를 높여, 이집트 경제가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OECD도 최근 발표한 이집트 경제조사에서 신규 프로젝트 제한 연장, 세금 징수 개선, 민간 부문 투자 장벽 제거 등을 이집트 정부에 제안했다.

이집트의 경제 기초 체력이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글로벌 평가기관의 진단이 다양하다. 젊고 성장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과 관광 수요, 수에즈 운하 등은 강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지정학적인 위기는 있다.

이집트 정부에 따르면, 이집트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22년 3분기 4.4%에서 홍해 사태로 2023년 1분기에 2.65%로 둔화된 바 있다.

한편, IMF 구제 자금이나 중동 부자 국가들의 이집트에 대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은 우리 업계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 주요 건설사들이 이집트에서 많은 성과를 얻은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