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를 비롯한 15개 도시는 연 소득 2억원이면 '중하층'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워크 워싱턴](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40226095847045486b49b9d1da17379164136.jpg)
고뱅킹레이츠는 “미국의 15개 도시에서는 연 15만 달러 이상을 벌어야 겨우 중하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곳에서는 주거비, 자녀 보육비, 교통비 등이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기관은 주거비와 부동산 가격이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중간 가격 주택 구매에 필요한 최소 연 소득은 10만5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의 중위 연 소득 9만9000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이는 곧 미국인 절반 이상이 집을 사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기존 단독주택 가격 중간값은 39만2100달러로 2020년 초에 비해 50% 올랐다.
미국에서 고금리 사태 장기화로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금이 올라 고통을 받고 있다. 주택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S&P 코어로직의 케이스·실러 미국 전국주택가격(NSA)지수에 따르면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이 47% 증가했다. 또 가계 소득의 30% 이상을 월세로 내는 사람의 비율이 사상 최고치인 41%에 달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3.2%포인트가 올라갔다.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는 최근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2년 기준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와 공공요금 등 주택 비용으로 지출한 임차인의 수가 2240만 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노숙인도 2022년에 1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카드 빚 연체율도 크게 상승했다.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최근 발표한 2023년 4분기(10∼12월) 가계 부채 및 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신용카드 연체율(90일 이상 연체 전환 기준)은 6.36%로 1년 전보다 2.3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11년 2분기(6.9%)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18∼29세 청년층의 카드 연체율이 9.65%로 가장 높았고, 30대의 연체율도 8.73%로 높았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가계의 전체 신용카드 부채는 1조1290억 달러(약 1500조원)로 1년 전보다 1430억 달러(약 190조원) 늘어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