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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배달 산업, 265조원 규모 급성장의 그림자…1000만 배달원,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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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배달 산업, 265조원 규모 급성장의 그림자…1000만 배달원,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중국 음식배달업체 메이퇀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광둥성 광저우시 사무실 밀집지역에서 음식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음식배달업체 메이퇀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광둥성 광저우시 사무실 밀집지역에서 음식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푸드 딜리버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2023년 시장 규모는 30조 엔(약 265조 원)을 넘어 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메이퇀(美団)과 우라마(餓了麼)의 대형 2개 업체에서 일하는 배달원은 총 1000만 명 규모에 달한다. 시장의 성장은 배달원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힘입은 측면이 있으며, 사회보장제도 정비 등 과제도 많다.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시에 위치한 오피스 거리에는 평일 낮에 노란색과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많은 배달원들이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닌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으로, 노란색은 메이퇀, 하늘색은 우라마 배달원이다.
중국에서 음식 배달은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단숨에 대중화됐다. 이동제한이 해제된 현재도 배달료는 5위안(약 923원) 정도만 내면 가까운 가게라면 주문 후 30분 정도면 배달이 가능하다는 편리함 때문에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다.

현지 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艾媒諮詢)의 예측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1조5254억 위안(약 282조 원)으로 2020년 대비 2.3배 성장했다. 궈룬증권은 "2030년에는 2조2000억 위안(약 406조 원)이 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달원도 계속 늘고 있다. 메이퇀은 2022년 624만 명의 배달원이 자사 배달로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는데, 이는 2018년 270만 명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우라마도 2022년 5월~2023년 9월에 400만 명 이상의 배달원이 활동했다고 한다.

음식 배달이 널리 퍼진 반면 배달원들의 처지는 열악하다. 광저우시에서 메이퇀 배달원으로 일하는 노모씨(19)의 수입은 배달 1건당 7위안(약 1292원)이다. 매일 약 30건의 배달을 하는데, 기숙사 월세 등을 빼고 나면 한 달에 4000위안(약 74만 원)을 넘지 않는 정도라고 한다. 인근 공장에서 일할 때와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낮다.

그는 현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약 6개월간 배달원 일을 했지만, 한 달 뒤에는 일을 그만두고 광둥성 내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한 달에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고향에도 갈 수 없다. 배달원 일은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베이징의 한 비영리단체가 2021년 중국 각 도시의 배달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40%가 한 달에 한 번도 쉬지 못한다고 답했다. 현재도 장시간 노동과 낮은 수입이 업계의 과제다. 사회보장제도도 미흡해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의료보험이나 실업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은 배달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퇀이나 우라마는 복리후생 개선을 호소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2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 해당)에서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일부 대표들이 배달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메이퇀 등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통해 배달원에게 빠른 배송을 강요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이후 이 회사 등에 대해 배달원의 권리를 보호하도록 잇따라 지도하고 감독을 강화한 바 있다.

2024년 전인대는 오는 3월 5일 개막한다. 다시 배달원 노동환경에 대한 제안이 나오면 내용에 따라 메이퇀 등 경영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