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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위협 中에 필리핀 '주변국 단합' 촉구…호주도 동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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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위협 中에 필리핀 '주변국 단합' 촉구…호주도 동참해

중국 해안 경비대 선박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조업중인 필리핀 어선 근저를 지나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해안 경비대 선박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조업중인 필리핀 어선 근저를 지나는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필리핀이 호주 멜버른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 국가연합)-호주 특별정상회의 관련 행사에서 중국을 상대로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자 호주도 이에 동조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은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이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 포럼에서 “남중국해에서 법의 지배가 유지될 수 있도록 무력 사용 위협에 맞서 아세안 등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주변 국가들의 단결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마날로 장관의 발언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필리핀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다만 그는 ‘무력 사용’의 주체로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중국은 남중국해 지도상에 U자 형태의 9개 선(9단선·Nine dash line)을 긋고, 이 안쪽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0여 개 암초 및 산호초로 구성된 스프래틀리 군도에 3곳의 인공섬과 군사기지를 건설하며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남중국해 인근 국가들에 대한 위협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이 지난 2012년 무단 점거한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파나타그)를 두고 영유권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데다, 지난해 중국의 해양경비대 함정이 필리핀 선박과 군함을 상대로 레이저 및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물리적인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은 마날로 장관의 발언에 동조하며 “아세안 국가들은 남중국해와 관련해 이미 합의된 규칙과 국제법을 지키고 갈등을 예방하며 전략적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웡 장관은 이어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의 끔찍한 갈등이 보여준 바와 같이 특정 역내 주요 갈등이 해당 공동체와 경제에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호주와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남중국해에서 합동 해상 및 공중 순찰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호주는 중국의 9단선 주장에 대해 미국, 일본과 더불어 강하게 반발해 온 아태지역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3월 미국이 주도한 코로나19 기원지 조사 요구에 호주가 동참하자 중국이 호주산 식품과 광물 등에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보복을 가하면서 양국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호주는 지난 2021년에 미국, 영국과 더불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결성하며 군사적으로도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아세안-호주 특별정상회의는 호주가 1974년 아세안의 첫 공식 대화 파트너가 된 지 올해로 50주년 된 것을 기념해 열렸으며,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된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