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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 투자금, 아시아로…이번에는 일본 아닌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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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 투자금, 아시아로…이번에는 일본 아닌 한국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아시아 7개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아시아 7개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일본에 집중됐던 투자가 최근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어 국내 주식시장에 순풍이 불지 주목된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아시아 7개 주식시장(한국,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태국, 베트남)에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월 한국과 대만,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총액이 약 108억2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1월에는 약 7억7900만달러 상당이 매도 우위를 보였던 것과 대조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대 자금 투입처는 한국과 대만이다. 각각 61억달러와 37억달러에 달했다. 그외 인도네시아가 6억4700만달러, 인도가 1억8600만 달러, 필리핀이 1억2900만 달러, 태국이 9300만 달러 상당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베트남은 소폭이지만 5900만 달러 상당 매도 전환했다.

이런 투자금 집중은 중국 정부의 디플레이션 방어에 따른 시장 부양책에 더해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하이테크 종목의 급등세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MSCI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전월 대비 4% 반등하며 1월 하락 폭을 상쇄했다. 트레이더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금리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한 일본 주식시장은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그동안 도쿄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기업에 주주환원책 강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해 배당 성향을 높이고, 초완화 금리 정책을 지속함과 동시에 신NISA(소액투자비과세) 제도를 시행해 투자 환경을 다져놓았다.

그 사이 경제 성장 둔화, 부동산 리스크, 지방정부 그림자금융, 정부 규제 강화, 미·중 갈등 장기화, 홍콩 불안감 등의 요인들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이탈해 일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는 호재를 맞았다. 이로 인해 일본에는 지난해 4월 이후로 줄곧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평가를 받았던 일본 주식이 그간 크게 오른 데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해제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인근 아시아 시장으로 재분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것이 하이테크 거점(테크 허브)으로 꼽히고 있는 한국과 대만 시장이다. 세계적으로 그 열기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AI와 관련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과거 일본처럼 현재 다소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도 호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코로나 이후 대규모로 빠져나갔던 한국 증시 외국인 투자금이 다시 돌아올지 주목된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0년 초 코로나를 시작으로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600억 달러가량이 한국 시장에서 빠졌다.

한국거래소는 코로나 직전 한국 증시의 외국인 지분율이 35% 내외였지만, 현재 29% 남짓에 머물고 있어 여전히 추가 자금 유입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옙 준 롱 IG마켓 시장전략가는 "AI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라며 "반도체 제조의 거점으로 알려진 한국과 대만 양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활발한 자금 유입은 일본의 사례에 비춰 볼 때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