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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中 전기차 규제 강화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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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中 전기차 규제 강화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설 태세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확산되는 가운데, 값싼 중국산 전기차 수출이 미국 시장에 몰려들 경우, 미국 자동차 산업은 물론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제한이 검토되는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수출을 늘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중국의 수출 증가와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맞서 미국 전기차(EV) 산업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14일(현지 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켄터키주 신축 배터리 소재 공장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관세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우리가 있는 곳보다 앞서가고 싶지는 않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한 약속”이라며 "우리는 국내 산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혼란 속에 중국 수요가 넘쳐나자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전기차 수출이 증가하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철강 및 알루미늄의 과잉 생산 능력으로 미국 금속 생산업체가 큰 타격을 입었던 것처럼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시행한 것으로 모든 중국산 차량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중국산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그 가격의 25%를 세금으로 내야 하며, 이로 인해 중국산 차량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 미국 시장에서 중국 차량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일부 중국 전기차는 이미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2023년에 약 10만 대가 판매되었다는 소식도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BYD는 멕시코를 통해 2023년부터 미국에 수출을 시작했고, 멕시코 공장의 위치를 물색하고 있다. 2024년에는 SUV 모델 탕(Tang)과 세단 모델 한(Han)을 출시할 예정이고, 샤오펑(XPeng)과 니오도 전기차를 판매 중이다. 아직 시장 점유율은 극히 미미하지만,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출에 더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일부 미국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더 인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차량 수입품이 전송하는 데이터가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으며, 전기차와 기존 승용차, 트럭 모두에 대한 추가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무역 규제를 강화하는 또 다른 방안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추진 중인 수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관세를 장기간 재검토하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중국이 이 산업에 매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미국이 우리 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 조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7500달러의 소비자 구매 세액공제를 받는 것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옐런 장관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청정에너지 인센티브의 핵심 목표는 배터리와 관련 광물 및 부품에 대한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의 접근법이 “기후 목표와 일자리 우려, 우리 경제를 견인할 산업에서 의미 있는 존재감의 균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한 번 충전으로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포함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지원과 거대한 내수시장 덕분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품질 논란에다 낮은 소비자 신뢰 문제, 세계 최대 시장인 EU와 미국의 규제 가시화라는 강력한 장벽 앞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중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은 수출 시장의 축소와 경쟁력 약화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주요 경쟁자로서,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전략적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거나 기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한국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 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정책 변화와 중국의 산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국제 무역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한 시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