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뤄 신공장서 DRAM 증산 협의…순수 파운드리·기술이전·유통연계 3가지 모델 검토
2026년까지 공급난 지속 전망에 자본지출 200억 달러 확대…삼성·SK하이닉스 수혜 전망
2026년까지 공급난 지속 전망에 자본지출 200억 달러 확대…삼성·SK하이닉스 수혜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테크뉴스 전문매체 에스엠봄(SMBom)과 트렌드포스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대만 파워칩 반도체(PSMC)의 신규 공장에서 DRAM 생산을 늘리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론과 PSMC는 순수 파운드리 방식, 기술 이전과 설비 이전을 결합한 방식, 유통 연계 방식 등 3가지 협력 모델을 검토 중이다. 이 가운데 유통 연계 방식은 PSMC가 생산한 메모리 웨이퍼의 일부를 직접 판매하는 형태로, PSMC에 가장 유리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11만㎡ 규모 통뤄 신공장, 확장 여력 충분
협력 논의의 중심에 있는 PSMC의 통뤄(Tongluo) 공장은 대만 먀오리현에 위치한 11만 제곱미터 규모의 12인치 웨이퍼 생산 시설이다. 이 공장은 월 최대 5만장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현재 약 8000장 분량의 설비만 설치돼 가동률이 20%에 머물고 있다. 생산 확대가 시급한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이미 완공된 공장에 설비만 추가하면 되는 만큼 신규 공장 건설보다 훨씬 빠르게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SMC는 앞서 샌디스크와도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현재 DRAM 공급 부족 상황에서 여유 생산능력을 보유한 PSMC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PSMC 측은 여러 주요 제조업체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론 역시 이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2026년 넘어서도 공급 부족 지속 전망
마이크론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2026년을 넘어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공급 제약이 2026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자본지출 계획을 당초 180억 달러(약 26조1100억 원)에서 200억 달러(약 29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RAM을 동시에 대량 소비하면서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DRAM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45~50% 올랐다.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HBM 생산에 웨이퍼 생산능력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면서 일반 DRAM 공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리버티타임스는 업계 일각에서 설비 주문에서 생산까지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협력이 성사되더라도 PSMC의 증설이 완료될 시점에는 메모리 시장이 다시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또 커머셜타임스는 투자기관들을 인용해 PSMC의 DRAM과 NAND 공정 기술이 선도 업체들과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어 협력 구조가 명확해지지 않았으며 단기간 내 의미 있는 매출 기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메모리 기업, 단기 수혜 전망
마이크론과 PSMC의 협력 논의는 단기적으로 한국 메모리 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비 증설에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까지는 공급 부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5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DRAM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0% 이상 급등하면서 DRAM 부문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4분기 글로벌 DRAM 시장에서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 4분기 매출액을 30조3000억 원, 영업이익을 16조2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4조4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HBM과 범용 DRAM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두 기업의 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3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이 100조 원 가시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2026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론의 증산이 본격화할 경우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부족 해소 시점이 2027~2028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한국 기업들의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