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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승리 불확실한 이유는 핵심 지지층 부족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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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승리 불확실한 이유는 핵심 지지층 부족 탓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6월 1일 백악관 앞에 있는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거꾸로 들고 서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본선 승리에는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6월 1일 백악관 앞에 있는 세인트 존스 교회 앞에서 성경을 거꾸로 들고 서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본선 승리에는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경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본선 승리에는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여론조사와 경선 결과는 그의 지지 기반을 드러내지만, 선거 전문가와 공화당 내부 전략가들은 이것이 본선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대학 졸업장을 소지하지 않은 나이 든 백인 유권자,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기독교인, 바이든 대통령에 분노하고 있는 유권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인구의 다양성과 젊은 세대를 지지층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2020년 인구통계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3억3260만1000명으로, 백인 비율은 59.7%, 히스패닉 18.7%, 흑인 12.5%, 아시아계 5.9%다. 또한 미국 인구의 중위 연령은 38.5세이며, 이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6.5%, 젊은 층(18~29세)의 비율은 약 17%다.

특히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대학 졸업장을 소지하지 않은 백인 유권자들은 미국 성인 인구의 약 38%에 불과하다. 이를 고려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상대적으로 협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화당 유권자 중 트럼프의 지지율은 약 64%로,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다. 그러나 이는 니키 헤일리를 지지하는 백인 고학력층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가진 공화당 지지층은 포함되지 않았다. 버지니아 대학교 정치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은 미국 51개 주 중 약 26개 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경합 주(네바다·조지아·애리조나·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 등 7개)에서 박빙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 유권자의 약 10%(약 2500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경합 주에서 패배했지만, 현재까지 조사에서는 이들 지역에서 앞서고 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이 경합 주 중 노스캐롤라이나에서만 간신히 우세를 보이고 나머지 6개 주에서 뒤처져 패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조사부터 3월 최근 조사까지 트럼프가 이들 지역에서 앞서고 있다. 3월 조사에서는 애리조나·조지아·네바다에서 5포인트 이상, 미시간에서 3.5포인트, 위스콘신에서는 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는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합 주에서의 여론 변화는 트럼프에게 희망적인 요소지만, 문제는 이 흐름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경제·이민·외교 정책은 스윙 보터(swing voter) 유권자 공략에 일부 성공했지만, 이슈에 따라 유동적인 표심을 가진 유권자들의 지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들 경합 주의 유권자 상당수는 여전히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인권 침해와 인종 차별이라고 비판하며,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미국 동맹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이들을 확고한 지지 기반으로 흡수하는 데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트럼프는 상원에서 유일한 흑인 공화당 의원인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을 부통령 후보에 올렸다.

반면에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 경제 회복, 이민 개혁, 기후변화 대책, 외교 협력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제시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며, 세계의 리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지지 의견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부담과 고령이라는 한계로 인해 바이든 지지층의 일부가 이탈하고 있다. 양당의 경선이 사실상 마무리되고 본선이 전개되면 이러한 표심이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성 유권자, 젊은 층, 대학 졸업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에 호의적인 편이지만, 경제와 외교 정책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실망으로 일부 지지세가 이탈해 트럼프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층은 여전히 바이든에 조금 더 호의적이며, 낙태 이슈는 트럼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더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왔던 젊은 층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학 졸업자들과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해 왔지만, 바이든 집권 기간에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바이든 선호도가 열세를 보이고, 트럼프 지지가 조금 늘어나, 두 후보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2020년 대선 대비 젊은 유권자의 바이든 지지율은 60%에서 54%(2023년 11월, 하버드 청소년 여론조사)로 감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우위를 바짝 쫓는 조사 결과는 대선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분석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들은 바이든의 2020년 승리의 핵심 동력이었으며,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20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를 보였지만, 바이든의 이스라엘 지지 입장이 이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바이든에 대한 지지 철회로 이어지고 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악시오스-제너레이션 랩(Axios-Generation Lab)의 새로운 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 중 바이든은 52%, 트럼프는 48%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11월 대선에 반드시 투표할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자 42% 중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여전히 63%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이는 11월 대선을 앞둔 현재 젊은 층이 핵심 공략 대상임을 암시하고 있다.

유권자 비율은 높지 않지만 흑인·무슬림·아시아계·히스패닉 유권자들도 2020년 대선 당시와 달리 최근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지는 주목해야 할 변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흑인·히스패닉·아시아계 등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트럼프에 앞섰지만, 현재는 당시보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흑인의 지지율은 2020년 대선 당시 92%에서 최근 87%로(2023년 12월·퀴니피악 대학교), 히스패닉은 63%에서 59%(같은 시기·퓨 리서치), 아시아계는 61%에서 58%(2023년 11월·AAPI 데이터)로, 대학 졸업자는 59%에서 53%(2023년 12월·CNN)로 각각 감소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바이든을 지지했던 유권자 일부가 이탈해 트럼프 지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이 고착화될 경우,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슬림과 아시아계는 유권자 비율은 매우 낮지만, 대외 관계에 소홀한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을 선호한다. 반면, 무슬림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분쟁에서 이스라엘 지지 입장에 실망해 소극적 혹은 비판적 지지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표심이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히스패닉 유권자들도 트럼프 지지세가 늘고 있으나, 이러한 지지가 지속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높은 물가 상승, 지속적인 경제 불안 등으로 인해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사회복지 정책에서 국가의 지원보다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입장을 본선에서 드러낼 경우, 사회 저변층을 이루는 이들의 표심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 '피선거권 박탈' 주법원 판단. 그래픽=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 '피선거권 박탈' 주법원 판단. 그래픽=연합뉴스


트럼프의 법적 문제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회의론자들이 강력한 반(反)트럼프 세력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권자층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인구통계학적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며, 다양한 인구 집단과 유권자 성향의 변화가 미국 대선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