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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위험한 인물' 인식·공화당 낙태 입장 고수로 표심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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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트럼프 '위험한 인물' 인식·공화당 낙태 입장 고수로 표심 잃어

2021년 11월 1일 미국 대법원이 워싱턴에서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텍사스 법에 대한 이의 제기 변론을 심리하는 동안 낙태 찬성론자와 낙태 반대론자 모두 미국 대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1월 1일 미국 대법원이 워싱턴에서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텍사스 법에 대한 이의 제기 변론을 심리하는 동안 낙태 찬성론자와 낙태 반대론자 모두 미국 대법원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선거가 거의 8개월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 미국 대선과 관련된 최신 여론조사 데이터를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나, 이는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대결이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11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을 충분히 확보한 현 여론조사 데이터는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며, 두 후보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을 잘 나타낸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은 여론조사 평균에서 꾸준히 앞서 결국 일반 투표에서 4.5%포인트 차이로 승리하였다. 그러나 현재 바이든은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평균에서 트럼프에게 단 1.7포인트 차이로 뒤따르고 있다.
3월 초 바이든의 국정 연설 후 실시된 8개 주의 여론조사에서는 두 곳을 제외한 여섯 개 주에서 트럼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대부분의 조사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경쟁하고 있으나, 민주당 소속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일부 지역에서 트럼프가 앞서며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주들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는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에서 바이든을 5포인트 이상, 미시간에서는 3.5포인트, 위스콘신에서는 1포인트 차이로 앞선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가 반드시 최종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ABC 뉴스의 여론조사 책임자인 엘리엇 모리스는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선거 해의 3월 여론조사 결과가 평균적으로 최종 결과와 약 8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모리스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현재 바이든이 뒤처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한다.

선거 전문가들조차 현재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률이 극도로 낮음을 인정하고 있으며(다수의 경우 1∼2%), 대응하는 이들 중 다수가 실제 유권자가 아닌 극단적 지지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여론조사 기관이 대표적인 표본을 추출하기 위해 데이터에 재차 가중치를 부여하게 만들며, 다양한 잠재적 문제를 고려했을 때, 약 1000명의 표본을 가진 여론조사의 불확실성 범위가 현재 6∼7포인트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치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특정 여론조사에서 오차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반복적인 패턴은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올해 들어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3월 슈퍼 화요일 이후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축소되었다는 점이다. 바이든에 대한 비판적 혹은 소극적인 지지층이 바이든이 사실상 민주당의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점차 바이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올해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평균 지지율이 38.8%로 낮게 나타나, 그의 지지율 상승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젊은 세대와 저소득층 사이에서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압박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강력한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민주당 전략가 사이먼 로젠버그는 현재 상황을 1쿼터 이후 2점 차로 앞서고 있는 농구 경기에 비유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향후 상승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을 언급했다. 이러한 요인으로는 2020년 이후 진행된 일련의 선거 경선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우수한 성적을 달성한 사실, 민주당의 모금 활동에서의 선두 유지, 주요 주에서 구축한 조직을 통한 활발한 활동, 그리고 트럼프가 최근에 사회보장 및 기타 복지 프로그램의 예산 삭감을 언급한 것 등을 들었다.
100년 만에 처음으로 현직과 전직 대통령이 맞붙고, 고령의 두 주요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점, 여론조사 역사상 두 후보 모두 이처럼 인기가 없었던 적이 없다는 사실로 인해, 이번 선거의 결과 예측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난해하다.

이번 선거 역시 2016년과 2020년 선거처럼 결과가 소수의 주(7개의 스윙 스테이트)의 성적에 좌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에게는 2020년 대선에서 용이하게 승리했던 미네소타, 뉴햄프셔, 뉴멕시코, 버지니아 등 일부 주에서의 여론조사 우위를 유지하며, 미시간과 네바다와 같은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다가선다. 바이든이 가자 지구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과 제3당 후보의 영향으로 인해 복잡해진 상황에서, 위스콘신과 펜실베이니아에서 추가 승리를 거둔다면 선거인단 확보에 있어 트럼프를 앞설 수가 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는 총 25개 주와 워싱턴 D.C., 그리고 네브래스카 일부 지역을 포함해 총 26개 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 인해 총 306개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이는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270표를 상회하는 수치였다. 스윙 스테이트에서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의 승리가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에서의 승리는 매우 근소한 표 차이로 이뤄졌으며, 이 세 주에서의 총 표 차이는 겨우 4만4000표 정도였다, 이는 선거의 결과가 얼마나 박빙의 승부였는지를 보여준다. 올해도 이와 같은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8개월이 남아 이러한 시나리오가 주로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다양한 요소들이 선거 지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선거의 선례를 바탕으로 할 때, 올해 대선이 치열한 승부가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험한 인물'이라는 인식과 그로 인해 야기된 정치적 혼란, 그리고 낙태에 대한 공화당의 극단적 입장을 고려하면, 바이든 캠페인이 현재의 근소한 여론조사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민주당과 바이든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도전은 점점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그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패배한다면 법적 처벌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대가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인다.

현재부터 양당의 전략가들과 다수의 유권자들은 예비선거 시즌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 이후에 일어나는 변화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할 것이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우리는 미국 대선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국가적 전략 및 투자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