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버린 휴대폰에서 고장난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온갖 종류의 폐전자제품의 규모가 위험 수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이 20일(현지시각) 발표한 ‘2024년 유엔 글로벌 전자폐기물 모니터링’ 보고서의 결론이다.
지난 2022년을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 전 세계에서 배출된 폐전자제품의 양은 프랑스 에펠탑 6000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2022년 전세계 전자폐기물, 에펠탑 6000개 합친 것과 같은 무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유엔은 이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전 세계의 전자폐기물 규모는 6200만미터톤에 달했다.
이는 에펠탑 6000개의 무게와 맞먹는, 트럭에 담아 일렬로 세웠을 경우 지구 적도를 한바뀌 돌 수 있을 정도의 매우 엄청난 양에 해당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무려 82%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1미터톤은 1000kg에 해당한다.
보고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폐전자제품의 양 자체도 매우 심각하지만 매년 260만t씩 전자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는 추이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30년 정도에는 전 세계에서 쏟아져나오는 전자폐기물의 양이 무려 8200만미터톤에 달하는 상황이 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폐전자제품의 양이 갈수록 급증하는 배경에 대해 보고서는 “전자제품의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특히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전자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전자폐기물 재활용율 22%에 그쳐
또 한가지 심각한 문제는 전자폐기물의 재활용율이 고작 2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페전자제품 100개가 나오면 22개 정도만 어떤 식으로든 수집돼 재활용되는데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나머지는 쓰레기 매립지로 직행하거나 아무데나 방치돼 공기와 토양을 오염시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로 역할을 한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전자폐기물 가운데서도 특히 장난감, 진공청소기, 전자담배 등의 재활용 비율이 12%로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비해 덩치가 큰 에어콘, TV 등은 상대적으로 재활용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또 하나의 주요한 배경이기 때문에 대책이 매우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