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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애플· 테슬라 "돌연 급락" 반독점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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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애플· 테슬라 "돌연 급락" 반독점 피소

FOMC 금리인하 본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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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미국 연준 FOMC의 금리인하 신호이후 폭등하고 있는 뉴욕증시에서 그동안 대장주 역할을 해왔던 애플과 테슬라가 "돌연 급락"하고 있다. 반독점 소송 날벼락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 화폐도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도 요동치고 있다.

2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나스닥과 다우지수 등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환호하면서 이틀째 역대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3대 지수는 이날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 와중에 미국 정부가 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에 대해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무부는 16개 주(州) 법무장관과 공동으로 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5년간의 조사 끝에 제기한 이번 소송은 아이폰을 중심으로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자체 기기를 통해 구축해 온 '애플 생태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생태계에서만 앱을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은 제한해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walled garden)을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막대한 수입을 올려왔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특히 "애플이 미국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불법적인 독점권을 유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은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약 4천억 달러에 달하는 애플의 1년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법무부는 또 애플이 아이폰 기능을 통제해 경쟁사들이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을 막았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는 애플이 자체 '지갑' 앱 외에는 다른 경쟁사의 혁신적인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점도 문제 삼았다. 애플이 경쟁사 하드웨어 기기를 아이폰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도록 기능을 제한했다고 보고 있다. 이용자를 묶어두기 위해 안드로이드 등 애플 외 다른 운영시스템(OS)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갈아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른 앱스토어를 허용하지 않았고, 경쟁업체의 앱 제공을 막았다는 것이다. 애플은 또 아이폰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 이용만을 허용하며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겨왔다. 게임사 제작사 에픽게임즈로부터 소송을 당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명령이 나기도 했다. 애플은 또 아이폰에서만 '애플 페이'를 가능하게 하고, 아이폰 간 전송과 달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간 문자 전송 시에는 차별을 두기도 했다.

애플 대변인은 이에대해 "이번 제소는 애플의 정체성은 물론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애플 제품을 차별화하는 원칙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소송이 목적을 달성한다면 사람들이 애플로부터 기대하는 기술을 창조하는 능력이 방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제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플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이번 제소로 미 정부는 4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 모두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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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애플 주가

앞서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현재 구글과 아마존, 메타를 상대로도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엔진'에 대해서도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애플이 아이폰 웹브라우저에 구글 검색을 기본 설정으로 탑재하는 대가로 구글로부터 수천억원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애플은 유럽에서도 경쟁 당국의 견제를 받고 있다. 애플은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유럽의 디지털시장법(DMA) 시행에 따라 이달부터 유럽 지역에 한해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더라도 개발자의 웹브라우저에서 애플리케이션의 다운로드를 허용하고 있다. 또 애플은 이달 초에는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일삼았다며 EU로부터 18억4천만 유로(약 2조 7천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애플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의 첫 조사 대상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는 조만간 애플과 구글에 대한 DMA 위반 조사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 집행위는 애플과 구글이 각각의 대체 앱스토어 개발자에 새로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 및 이용 약관이 DMA 규정을 준수했는지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소유한 메타 역시 향후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전면 시행된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이른바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하기 위해 제정됐다.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린다.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구글 모회사 알파벳,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비롯해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6곳은 외부 앱 및 대체 앱스토어 설치 등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해야 한다. 의무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가 과징금으로 부과될 수 있고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이 비율이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한 점이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뉴욕증시는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판단이 바뀌지 않은 점에 시장은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연초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전체 스토리를 바꾸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2%를 향한 울퉁불퉁한 길로 내려오고 있다"고 언급해 시장을 안심시켰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70%대로 크게 높아졌다.

연준의 완화적 기조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호조에 기술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예상과 달리 분기 순익을 달성하고, 매출도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주가는 14%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과 마블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국제유가는 하락 중이다.

세계 경제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좌우하는 두 거물의 입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황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20일(현지 시간) 나란히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한국과 일본 증시도 크게 반응했다. 코스피는 21일 2,754.86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2022년 4월 이후 23개월 만에 2,750 선을 넘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17일 만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금값과 비트코인까지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분기별 연준의 경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을 발표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점도표상 연말 금리 중간값은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4.6%(4.5∼4.75%)로, 연내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를 시사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