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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빌 그로스 "채권 투자 매력 없어...공급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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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빌 그로스 "채권 투자 매력 없어...공급 너무 많아"

빌 그로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빌 그로스. 사진=AP/뉴시스

월가의 채권왕으로 잘 알려진 빌 그로스는 ‘비이성적 과열(excessive exuberance)’이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다며 채권 공급이 너무 많아 채권 투자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인터넷 신문 허핑턴 포스트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공동 설립자이자 전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그로스는 ‘비이성적 과열’이 금융시장을 휩쓸면서 투자자들이 울퉁불퉁한 여정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이성적 과열’은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닷컴 버블이 오기 전인 1996년에 주식 투자자들의 행복감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했던 용어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이번 주 사상 처음으로 5200을 넘으며 지난 1년간 33% 상승한 가운데 그로스는 최근 투자 전망에서 "재정 적자 지출과 인공지능(AI) 열풍이 2022년 이후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고 모멘텀과 비이성적인 과열이 시장을 지배했다는 것을 말해준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안전벨트를 맬 것"을 주문했다.

그로스는 AI 관련 주식에 대한 열풍 속에 지난주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AI 관련 주식 중 하나인 브로드컴을 거래하면서 자신도 "왔다 갔다 앞뒤로 휘둘렸다"고 말했다.

채권, 매력 없어


2019년 자산운용에서 은퇴한 그로스는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늘고 있어 채권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4.2%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현재 연율 3.2%에서 연말 2.3%로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인데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그는 미국 국채 시장에 대해 "공급이 너무 많다"며 "새로운 채권 전문가들이 채권을 선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로스는 지난 20년 동안 휘발유 가격부터 경제와 사회 모두에서 다양한 것들이 변했지만, 크게 변하지 않은 한 가지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로스는 현재 채권 거래는 2년물 채권 롱(매수)과 5년물과 10년물 채권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커브 스티프닝 거래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거래다.

그로스는 이어 투자자들이 연준이 올해 후반 금리를 인하할 때까지 지역 은행 주식에 대해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는 시도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루이스트 파이낸셜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노출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지목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