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테러는 역으로 푸틴 정권이 러시아인들에게 강조해온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웃인 우크라이나와 값비싼 소모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테러라는 이중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러시아는 체첸의 테러 공격에 시달렸다. 하지만 1999년 12월 푸틴 정권이 들어선 후 이슬람의 테러는 자취를 감추었다. 푸틴 대통령은 법과 질서의 회복을 강조하며 통치를 강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그의 입장에선 이슬람 세력보다는 그 쪽이 한결 쉬운 상대다.
우크라이나 정부에선 이를 핑계로 더 많은 인력과 물자를 전장에 투입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전 푸틴 연설 작가이자 반체제 인사인 압바스 갈리야모프는 "만약 이번 테러가 실제로 이슬람 국가가 저지른 일이라면, 푸틴의 외교 정책이 쓸모없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들이 왜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리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지 분명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은 테러 이후 전문가들을 동원해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