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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과 트럼프의 모금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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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과 트럼프의 모금 경쟁 본격화

미국 대선 선거 자금, 2월말 기준 바이든이 앞서지만 정당 모금 포함하면 트럼프가 앞서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압도적으로 트럼프보다 앞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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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과 트럼프의 자금 모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선거 판세에 자금은 가장 중요한 승리의 요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자금 동원력은 주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연방선거위원회(FEC)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총 1억 1285만 달러, 트럼프는 9610만 달러를 모금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중 4320만 달러를 집행했고, 현재 7101만 달러의 현금 보유고를 축적한 반면, 트럼프는 3353만 달러의 가용 현금을 가지고 있다. 2월 말까지 보유한 선거 자금에서 바이든이 약 두 배 앞서 있다.
트럼프 캠페인의 자금 모금은 증가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모금 성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과 세이브 아메리카 정치 활동 위원회는 2월에 총 1590만 달러를 모금했고, 바이든 후보의 캠페인은 같은 기간 동안 530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한다.

반면, 정당 자금을 보면, 공화당은 2억 8847만 달러를, 민주당은 1억 2526만 달러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 자금 총합을 고려할 때, 바이든 후보 개인의 자금 모금 성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당 자금을 포함하면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선거 캠페인 전략과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다만, 본선까지 남은 동안 자금의 흐름이 어느 후보로 더 모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는 바이든과 민주당이 모금에서 압도적이었으며, 이번에도 그렇게 흘러갈 수가 있다. 한편, 이번 대선은 미국의 경제가 나아져 2020년 모금을 능가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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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선거 자금 모금 결과


박빙 선거로 진행된 지난 대선에서 현직이었던 트럼프는 7억 8981만 달러, 집권 공화당은 7억 9260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각각 7억8628만 달러와 7억 8909만 달러를 집행했다.

반면에 도전자였던 바이든은 10억 5134만 달러, 민주당은 32억 3812만 달러를 모금했다.
선거 자금은 개인 후보자의 캠페인 자금과 정당 자금을 모두 포함하여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후보자 개인의 자금 모금 성과와 정당의 자금 모금 성과는 각각 별도로 추적되지만, 선거 운동에 이 두 가지 자금이 모두 사용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는 자신과 민주당 총합으로 42억 8946만 달러, 트럼프 후보는 총합으로 15억 8241만 달러를 모금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측의 절반보다 적었다. 바이든 측은 트럼프 측보다 약 27억 705만 달러 더 많은 자금을 모금했다. 이는 바이든 측이 더 많은 자금을 사용하여 광고, 직원 채용, 데이터 분석 등에 투자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측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분야에서 투자를 제한해야 했고, 트럼프 개인의 트윗 등으로 자금 부족을 메웠지만, 한계가 있었다.

바이든과 트럼프 확연히 다른 모금 출처


이런 모금의 차이는 두 후보 사이의 지지층과 정치 이력과 관련이 깊다.

바이든은 평생을 워싱턴 정치권에 생존하면서 워싱턴의 엘리트 집단과 거대 기업, 거부와 연관을 맺어 왔다. 이에 그의 주요 모금원은 이들과 상관성이 깊고, 모금액도 상대적으로 많다.

2020년 바이든의 선거 자금은 대규모 기부금이 61.02%, 소액 기부금(200달러 미만)이 38.40%를 차지했다. 이는 기업과 부유한 개인으로부터 많은 자금이 모금되었음을 시사한다.

반면, 트럼프는 정치권의 이단자이고, 워싱턴 정치를 변화해야 한다는 저변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후보로서 워싱턴 엘리트나 거대 기업과 상대적으로 관련이 적은 가운데 개인 재산과 주로 소액의 저변 계층 기부를 통해 자금 모금을 하고 있다. 이 결과 모금액도 상대적으로 적다.

2016년과 2020년 트럼프의 대선 자금은 다양한 출처에서 모금되었다. 2020년 선거에서 트럼프 캠페인은 대규모 기부금이 51.17%, 소액 기부금(200달러 미만)이 48.83%를 차지했다.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캠페인에 대부분을 자금을 제공했으며, 나머지는 주로 소액 기부자들로부터 모금되었다.

트럼프 캠페인의 재정적 어려움은 그의 선거 전략과 재정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재정적 우위에 맞서기 위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캠페인이 다가오는 선거 주기에서 지난 대선보다 더 유리한 국면으로 나가려면, 바이든의 재정적 우위에 효과적으로 도전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 조달 능력을 더 보여줘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바이든의 재정 이점은 민주당 조직력과 광범위한 기부자 지지를 보여주며, 캠페인 홍보, 광고 및 동원 노력 측면에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미국의 선거 자금 모금 방식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 기부금 모금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미국에서는 PAC(정치행동위원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PAC은 후보자를 지지 혹은 반대하는 캠페인에 기부금을 모으고 기부하는 세금 면제 조직이다. PAC은 개인, 기업, 노동조합 또는 다른 조직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선거를 위해 모금액을 사용한다.

비다수결 PAC는 특정 후보자에게 기부할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있는 PAC다. 이러한 PAC는 개인으로부터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기부를 받을 수 있으며, 후보자나 정당에 직접 기부할 수 있는 금액에도 제한이 있다.

반면, 슈퍼 PAC는 독립적인 지출만 허용되는 PAC로, 개인, 기업,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무제한의 기부를 받을 수 있다. 슈퍼 PAC는 후보자나 정당에 직접 기부할 수는 없지만, 후보자를 지지 혹은 반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의 독립적인 지출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출처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따라서 모금의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이런 PAC들은 미국 선거 자금 조달 방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자금의 주요 출처 중 하나다.

개인은 후보자 캠페인에 선거당 최대 33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후보자들은 개인 기부자, 정치행동위원회(PAC), 슈퍼 PAC, 그리고 자신의 개인 자금을 포함한 다양한 출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며, 선거 자금은 주로 광고, 여론조사, 유세 활동, 직원 급여 등에 사용되며, 전 과정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의해 규제되며, 자금 출처와 사용처는 모두 공개적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투명성은 선거 자금 공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조건이다.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을 모금한 후보는 2020년 선거에 출마했던 조 바이든으로, 10억 달러 이상이었다. 바이든은 이 자금을 선거전에 마음껏 사용했지만, 사용한 자금에 비해 득표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것은 모금액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실제, 2016년 선거에 힐러리 클린턴은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금했지만, 선거에서 패배했다.

한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일반적으로 선거일까지 모금할 수 있다. 후보들은 매달 또는 분기별로 FEC에 캠페인 재정 상세 내역을 제출해야 하며, 이는 공개된다. 후보들은 선거 후에도 캠페인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공적 자금을 요청할 수 있다.

이번에도 바이든과 민주당에 큰 기부가 있을까?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과 민주당은 상당한 자금을 모금했다. 이 기금에는 다양한 개인 기부자와 기업들이 포함되었다. 예를 들어, 바이든 캠프에는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개인도 있었고, 대선 자금으로 7200만 달러를 모금한 기록도 있었다. 월가 임원들은 바이든 대선 캠페인에 74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지원했다.

유명인사 중에서는 할리우드 배우 벤 애플렉과 프로듀서 퀸시 존스, 배우 에바 롱고리아, 컨트리 음악 가수 윌리 넬슨, 패션 잡지 보그의 애나 윈터 편집장 등이 민주당에 후원금을 기부했다. 특히, 젊은 층과 여성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투표를 독려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특히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투표 등록에 큰 증가를 가져왔으며, 이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녀는 그래미상을 14번이나 수상한 가운데 인스타그램에 2억 820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지난번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정계에 발을 들인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으며, 2024년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투표만 독려하고 있다. 바이든은 그녀가 다시 공개적으로 지지해 주기 바라고 있다. 그녀가 기부금 납부에 바이든을 지지할 경우 더 많은 자금이 모일 수 있다.

트럼프, 법적 곤경 속 선거 자금 조달에 나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다양한 법적 문제로 인해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겪고 있으며, 이는 그의 선거 자금 모금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민사 사기 판결 집행을 연기하기 위한 채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 재정적 도전을 주고 있으며, 법적 비용과 선거 자금 모금 능력에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운영하는 모금 단체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는 지난달 변호사 비용 지출을 크게 늘려,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노력에 자금을 더 많이 할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2월에만 550만 달러가 넘는 소송 비용이 지출되었으며, 이는 2020년 대선 이후 가장 큰 지출이다.

이러한 지출은 세이브 아메리카가 1월에 보고한 300만 달러에 가까운 법률 비용 지출에서 가속화된 것으로,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과 함께 자금을 모으지만, 법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이 단체는 2023년 초부터 현재까지 5500만 달러 이상을 법률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의 민사 사기 사건에서 4억 5400만 달러의 판결금을 충당하기 위한 채권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은 그의 선거 캠페인 자금 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법원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에 맡겨야 하는 공탁금이 크게 줄면서 현금과 부동산 등 자산을 압류당할 위기에서 벗어났다. 뉴욕주 항소법원은 4억5400만 달러의 3분의 1수준인 1억7500만 달러로 감액해주었고, 10일 내로 이를 내야 하는 조건을 달았다. 트럼프 측도 이를 마련해서 납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뉴욕주 항소법원에 패소하면 4억5400만 달러를 모두 내야 한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자산 압류’라는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선거 자금을 비롯한 보유 현금을 소진하게 되어 앞으로의 대선 행보에서 자금을 더 모아야 하는 국면에 내몰리고 있다.

다만, 트럼프가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이 뉴욕 증시에 우회 상장되면서, 그의 지분(60%가량) 평가가치가 대략 30억 달러(4조 원)에 이르러 돈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것은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당장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6개월 이내에 매각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상장을 도운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디지털월드 애퀴지션(DWAC) 경영진으로부터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이는 자금 사정 악화를 의미하고 주식 보유자들의 집단 투매를 초래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이래저래 자금난 해소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자금 모금과 대선에 영향


트럼프 캠프측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바이든의 재정적 우위라는 전례에 효과적으로 도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 조달 조달이 더 필요함을 보여준다.

바이든의 재정적 이점은 민주당 조직과 광범위한 기부자 지지를 의미하며, 캠페인 홍보, 광고 및 동원 노력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

바이든 캠프측의 재정적 우위는 캠페인 홍보, 광고 및 동원 노력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것이다.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선거 캠페인에서 더 많은 광고와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질 것이다.

이는 선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트럼프는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변수는 있다. 트윗으로 홍보를 대신했던 트럼프는 이제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홍보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는 막대한 선거 자금을 줄일 방법이 될 수 있고, 지분을 매각하면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주식 매각은 주식 보유자들이 보일 반응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계속 보일 경우, 당선에 대비해 미리 보험을 들어두어야 할 필요성을 가진 부자나 기업들은 트럼프에 과감한 기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박빙으로 흘러가면 기부금의 흐름은 향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본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이제부터 본격적 모금 활동이 전개될 것이다. 이는 양자의 당락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예측하는 주요 근거가 될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