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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살인 혐의 무죄 판결' O.J. 심슨, 암 투병 끝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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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살인 혐의 무죄 판결' O.J. 심슨, 암 투병 끝에 사망

O.J 심슨과 그의 전처. 사진=본사 자료
O.J 심슨과 그의 전처. 사진=본사 자료
전설적인 미식축구 선수 겸 유명 영화배우에서 하루아침에 미국인들이 가장 미워하는 전처 살해 혐의자로 추락했던 O.J. 심슨이 타계했다. 향년 76세.

그의 가족은 암을 앓아온 심슨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자녀들과 손주들에 둘러싸여" 사망했다고 밝혔다. O.J. 심슨의 인생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그는 1970년 대 미식축구 최고의 스타였다. 이후 영화배우로도 성공적 삶을 살았다.
그의 화려한 삶이 송두리째 무너진 것은 1994년 6월 11일 LA에서 발생한 두 남녀의 살인사건 때문이었다. 여자는 그의 이혼한 전 부인이었고 남자는 그녀의 남자친구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심슨을 유력한 용의자로 꼽았다. 하지만 심슨이 출석 명령에 따르지 않자 긴급체포에 나섰다. 심슨은 경찰을 피해 차로 도주했고 고속도로에서 벌어진 추격전은 고스란히 TV에 의해 생중계됐다.

슈퍼스타의 체포와 치정에 얽힌 살인 사건은 미국과 온 세계 매스컴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거의 1년 동안 진행된 재판은 교묘하게 이를 인종 차별 문제로 전환시킨 심슨 측 변호사들에 의해 명백한 물증이 말해주는 바와는 다른 분위기로 흘러갔다.

피해자들의 피와 DNA의 압도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흑인으로 이루어진 배심원단은 자신들과 피부색이 같은 흑인 슈퍼스타를 무죄라고 평결했다. 이 판결은 1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TV로 시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심원인 캐리 베스는 이 판결이 백인 경찰에 의한 1991년 로드니 킹(흑인)의 잔인한 폭행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다른 흑인 배심원은 판결을 낭독한 후 검은 인권 운동을 상징하는 주먹을 들어 올렸다.

당시 심슨의 변호사는 드림팀으로 구성되었다. 특급 재판 변호사 F. 리 베일리와 전 하버드 법학 교수 앨런 더쇼비츠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경찰의 증거보다 배심원들이 인종 문제에 더 집중하도록 유도했다.
판결에 대한 반응은 미국을 인종적으로 양분시켰다. 흑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지만 백인들은 놀라움과 우려를 표시했다. 심슨의 전처 니콜 브라운과 또 다른 피살자 론 골드먼은 백인이었다.

기네스북은 이 사건을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켜 본 재판으로 기록하고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