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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산 흑연 사용 전기차에 세액 공제 일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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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산 흑연 사용 전기차에 세액 공제 일시 허용

한국 배터리 산업에 긍정적 영향, 유예 이후 대비해야

미국은 중국산 흑연을 포함한 배터리  사용 규제 완화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은 중국산 흑연을 포함한 배터리 사용 규제 완화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조건에 중국산 흑연 사용 규제를 일시적으로 유예했다. 이는 중국산 흑연을 포함한 전기차가 세액 공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일 IRA 전기차 세액 공제 관련 최종 규정을 발표하였으며, 이 규정은 2025년 1월 1일부터 발효되고, 이 규정에 따라, 중국산 흑연을 사용한 전기차도 2026년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4일(현지 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 규정이 발효될 경우, 앞으로 한시적으로 중국산 흑연이 들어간 전기차를 사도 7,500달러의 세액 공제가 가능하게 된다.

지난해 8월 제정된 기존 규정에서는 중국, 러시아 등 '외국 우려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질로 만든 전기차는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흑연은 '추적 가능한' 광물로 간주되어 중국산 흑연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에 새로운 규정은 '외국 우려 국가' 조항은 유지되지만, 흑연은 2026년까지 '추적 불가능한' 광물로 간주되어 중국산 흑연도 공제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중국산 흑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었다. 이제 중국산 흑연을 포함한 모든 흑연이 2026년까지 한시적으로 세액 공제 대상이 된 것이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로, 중국은 세계 흑연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흑연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전기차 생산 비용 절감과 보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정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흑연을 조달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 이후는 중국산 흑연에 대해 다시 규제를 가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흑연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흑연이 안정적으로 공급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생산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중국산 흑연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가격 경쟁력 강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당분간 중국에 대한 흑연 의존도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 이는 우리를 비롯해 자유 진영 국가 경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어, 규제 유예기간 동안 흑연 광산 및 정제 공장을 개발하는 데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함을 시사한다. 한시적 규제 완화를 기회로 삼아 향후 안정적 흑연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계속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규제 완화로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한다. 중국은 세계 흑연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흑연의 안정적 공급으로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기차 가격의 하락 압박이 커질 수도 있다. 이는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 수익성에 일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산 흑연 외에 다른 광물들의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조치는 전기차 산업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생산 증대와 가격 인하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불확실하다.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이번 조치가 미칠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 관련 잠정 가이던스를, 12월에는 FEOC 잠정 가이던스를 각각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정부와 업계는 흑연의 경우 단기간 공급망을 대체하기 어려운 점을 그간 미국 정부에 여러 차례 규제 완화를 위한 설명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번 유예 결정에는 우리의 노력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