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망 붕괴 땐 글로벌 기술 산업 위기

대만은 전 세계 인구의 0.3%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용량의 약 18%,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컴퓨터 칩 제조 용량의 92%를 차지하는 반도체 강국이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공급망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며, 자연재해, 전력 부족, 국제 분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전 세계 반도체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대만은 지난 7년 동안 세 차례의 대규모 정전과 여러 차례 소규모 정전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기술 부문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만의 전력 문제는 에너지 위기와 전력 위기,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대만은 에너지 공급의 거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하면 국내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특히 중국과의 정치적 갈등은 대만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도체는 모든 전자 장치의 핵심 부품이며,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만의 에너지 공급 중단은 컴퓨터 칩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AI 붐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만의 반도체 생산 중단 시 미국 시장의 로직 칩 가격이 최대 59%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은 자체 로직 칩 생산 능력을 5%까지만 늘릴 수 있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에너지 위기는 단순한 국내 문제를 넘어 전 세계 기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대만 정부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국제 사회는 대만의 에너지 위기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