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경제 지형 급변...무역장벽 우회 전략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미국 정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 및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증가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도 시급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퇴진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부상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미국 경제정책의 향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국 시장이 대선 판도의 급변과 정치적 혼돈에 따라 불안 양상과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 시 예상되는 ‘트럼프 트레이드’는 기업 세금 인하와 인플레이션 정책으로 요약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 이익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 확대와 무역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구체적인 경제정책은 아직 불투명하다.
주목할 점은 미국 정치권이 분열 정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면 극단적인 정책 변화를 막을 수 있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는 동시에 정책 교착 상태를 야기할 수 있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월가의 변동성 지수(VIX)는 최근 4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특히 소형주와 암호화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 위기이자 기회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무역정책 변화, 환율 변동 등이 예상되므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미국 정세에 대한 관심을 최고조로 높이고, 이를 경영전략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전문가들의 제언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우선 미국 정치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트럼프 당선 시 강화될 수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해리스 당선 시 예상되는 환경·노동 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다음으로, 미국 내 투자 및 생산기지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현지에서 생산을 통해 무역 장벽을 우회하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핵심 기술 확보와 디지털 역량 강화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업은 물론 정부도 환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한다.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환헤지 전략 가동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여러 가지 제언을 종합해 보면, 결국 다변화 전략이다.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면서 신흥국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 역시 기업들의 유연한 대응을 지원하고, 한·미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