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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 사상 첫 노사 단체협약 체결…‘무노조 원칙’ 사실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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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애플, 사상 첫 노사 단체협약 체결…‘무노조 원칙’ 사실상 포기

애플 매장이 입점해 있는 미국 메릴랜드주 토슨 소재 토슨타운센터. 사진=토슨타운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매장이 입점해 있는 미국 메릴랜드주 토슨 소재 토슨타운센터. 사진=토슨타운센터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이 그동안 고수해온 무노조 원칙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 인근 토슨 지역에 있는 애플 매장의 노동조합과 노사 단체협약을 최근 체결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토슨 소재 애플 스토어는 애플 사업장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2022년 6월 노조가 결성된 곳이다.

현재까지 노조가 결성된 애플 사업장은 토슨 매장과 이어 2022년 10월 노조가 출범한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 소재한 애플 매장 등 두 곳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IT의 귀재’ 스티브 잡스가 지난 1976년 애플을 창업한 이래 유지해왔던 무노조 원칙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메릴랜드주 애플 매장 노조, 애플 사측과 단체협약 잠정 체결

28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토슨 매장 노조가 소속돼 있는 산별노조 ‘국제기계공·항공우주노동자협회(IAM)’는 지난 26일 낸 발표문에서 향후 3년 간 적용될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애플 사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협약은 토슨 매장 직원의 임금을 10% 인상하는 것을 비롯해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토슨 매장 노조가 지난해 1월부터 사측을 대상으로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해왔으므로 노조 입장에서는 1년 6개월 만에 얻어낸 성과다. 양측의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으면 토슨 매장 노조가 지난 5월 조합원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적도 있으나 실제로 파업이 이뤄지진 않았다.

AP는 “약 85명 규모로 알려진 토슨 매장 노조 조합원들이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찬반투표에서 비준하면 이 단체협약은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볼티모어주 매장서도 단체협상 체결 가능성


토슨 매장의 노사 단체협약 체결 소식은 애플의 무노조 원칙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신호일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에서도 노조가 추가로 결성되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애플 사업장은 27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지금까지는 토슨 매장과 오클라호마시티 매장 두 곳에만 노조가 결성됐으나 이번 단체협약 체결을 계기로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협상을 이끈 IAM은 “IAM과 애플 사측이 이번 단체협약에 합의한 것은 우리의 미래는 우리 노조가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다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볼티모어시티 소재 애플 매장에서도 머잖아 단체협약 체결 소식이 나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볼티모어시티 매장의 노조는 또 다른 산별 노동단체인 전미통신노조(CWA) 소속이다.

애플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 협상을 벌이고 있는 CAW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토슨 매장에서 들려온 소식은 볼티모어시티 매장 노조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우리에게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