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마침내 빅컷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연준 FOMC의 금리인하는 코로나 창궐 초기인 200년 3월 이후 무려 4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인상의 시대가 마침내 막을 내리고 드디어 금리인하 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연준 FOMC의 금리인하 결정에 뉴욕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금값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흔들리고 있다. 엔비디아 테슬라 아마존 메타 구글 알파벳 MS 애플 등 이른바 뉴욕증시 M7기술주도 덜썩이고 있다. 연준은 금리인하와 함께 점도표도 발표했다. 제롬파월 기자회견은 바로 이어진다. 표
18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연존 Fed는 통화정책 회의를 끝내면서 2년 넘게 이어졌던 물가와의 전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금리인하 개시를 발표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번 첫 금리인하의 폭을 어느 수준으로 결정할 지를 두고 난상 토론을 전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베이직 컷의 25bp(1bp=0.01%포인트)와 '빅컷'(50bp 금리인하)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 FOMC 금리인하 및 금리인상 일지
<20년>
3/4=금리인하 (0.5%P)=>1.25%
3/16=금리인하 (1.0%P)=>0.25%
<22년>
3/17= 1차 금리인상 (0.25%P)=>0.5%
5/5= 2차 금리인상 (0.5%p)=>1%
6/16 = 3차 금리인상( 0.75%P)=>1.75%
7/28= 4차 금리인상(0.75%P)=>2.5%
9/22= 5차 금리인상(0.75%P)=>3.25%
11/3= 6차 금리인상(0.75%P)=> 4%
12/15= 7차 금리인상 (0.5%P)=> 4,5%
<23년>
2/2= 8차 금리인상(0.25%P)=>4.75%
3/23=9차 금리인상 (0.25%P)=>5%
5/4=10차 금리인상(0.25%P)=>5.25%
7/27=11차 금리인상(0.25%P)= 5.5%
<24년>
9/18일 = 1차 금리인하?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8월23일 '잭슨홀 미팅'에서 "정책조정(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선언하며 9월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그느 이자리에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선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50bp 인하 가능성을도 열어뒀다. 잭슨홀 연설 이후 20여일간 나온 경제지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행보에 변동이 없을 것임을 시장에 확인시켜 줬다. 8월 고용보고서는 일자리 증가 폭이 7월보다 커지긴 했지만 노동시장 냉각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5%로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CPI 지표 발표 후 성명을 내고 "우리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팬데믹 부양책과 공급망 교란 등 충격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높여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8월 물가·고용 지표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확신시키긴 했지만, 인하 속도가 어떻게 될지 관해선 어느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뉴욕증시 월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노동시장이 냉각되고는 있지만 빅컷을 합리화할 만큼 빠른 속도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
경제지표가 모호하게 나온 상황에서 금리 전망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시각 대립과 맞물려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일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통화정책을 현 긴축 수준에서 중립 수준으로 빨리 되돌리려면 빅컷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더들리 전 총재는 앞서 지난 7월 기고문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를 촉구하며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최근 기사에서 "금리 인하 폭 결정은 박빙으로 될 것 같다"라고 관전평을 내놨다.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FOMC를 한 주 앞둔 지난 11일 50bp 인하 확률을 14%로까지 낮춰 반영했다가 티미라오스 기자의 '박빙 결정 예상' 보도 이후엔 다시 50% 언저리로 높여 반영했다. 연준은 이번 9월 회의 후 금리인하 발표와 함께 향후 경제전망 보고서도 공개했다. 연준 다수 위원은 지난 6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2025년 말 금리 수준을 4.0∼4.25%로 제시한 바 있다.
앞서 한국시간 18일 아침에 끝난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0포인트(0.04%) 하락한 41,606.1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9포인트(0.03%) 오른 5,634.58,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5.93포인트(0.20%) 상승한 17,628.0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장 중 5,670.81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지수 또한 41,835.28을 찍으며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대비 0.1% 증가한 7천108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0.2% 감소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증가해 7월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2.9%보다는 기울기가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이다. 미국인들의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축이다. 소비 흐름이 견고했던 만큼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누그러졌다. 그러나 뉴욕증시 주가지수는 장 중 오름폭을 대부분 반납했고 다우지수는 하락 전환했다.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 중인 FOMC 회의 결과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 경계심을 자극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는 2% 이상 올랐다. 2021년부터 집중 투자해온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고 해외 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효과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과 배당금 10% 인상안을 내놓은 후 주가가 1% 가까이 올랐다. '매그니피센트7' 중 엔비디아(-1.02%)만 하락했고 나머지 기업들은 1% 안팎으로 올랐다.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도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0.03% 오르는 데 그쳤다. 월마트가 2.43%, 코스트코홀세일이 1.17% 하락하는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주가가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어난 점이 대형 마트업체의 주가를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는 0.2% 증가였다. 산업생산은 직전월인 7월에는 전월 대비 0.9% 감소한 바 있다. 이번 달 주택건축업체들의 심리는 예상 수준에 부합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에 따르면 9월 주택시장 심리지수는 41로 예비 집계돼 시장 예상치와 같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7포인트(2.74%) 오른 17.61을 기록했다.
영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연 2.2%로 전월과 같았다고 영국 통계청(ONS)이 밝혔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잉글랜드은행(BOE)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BOE가 면밀히 관찰하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5.6%로, 7월(5.2%)보다 높았고 시장 전문가 전망치 5.5%도 웃돌았다. BOE는 지난달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25%에서 0.25%포인트 낮췄다.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26%로 반영했다가 이날 물가 상승률 발표 이후 이를 35%로 높였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BI는 18일(현지시간) 통화 정책회의 후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6.25%에서 6.0%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BI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가 위축되던 2021년 2월 3.7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3년 7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금융시장의 예상을 약간 벗어났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로이터 통신이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3명 중 3명만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나머지는 동결을 전망했다.
김재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