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주식 시장이 역사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지만, 세계 최고 부자들과 기업 내부자들은 조용히 다른 행보를 보인다.
S&P500 지수가 1997년 이래 최고의 상반기 실적을 기록하며, 21%나 상승한 가운데, 워런 버핏, 제프 베이조스, 마크 저커버그 등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은 오히려 현금을 확보하고 주식을 매각하는 등 신중한 태도라고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인사이더센티먼트닷컴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7월 미국 기업의 내부자 거래 중 순매수 비율이 15.7%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월에도 21.9%로 10년 평균인 26.3%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기업 내부자들이 앞으로 경제와 주식 시장에 대해 조심스러운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세계 최고 부자들의 움직임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약 103억 달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21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은 2769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며 '인내'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자산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크게 늘었음에도, 최근의 행보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이조스 순자산은 2019년 말 1130억 달러에서 2024년 10월 현재 1670억 달러로, 저커버그는 743억 달러에서 1170억 달러로 각각 크게 늘었다.
이러한 내부자들의 행동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미시간 대학교의 네자트 세이훈 교수는 "내부자 거래는 미래 주식 수익률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라며 "현재의 낮은 매수세는 향후 주가 상승 폭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최근 경제 전망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내부자 매도가 반드시 부정적 시장 전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웰쓰 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톤 전무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나 현금 확보 등 개인적인 이유로 매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이는 투자자들과 기업 내부자들 간의 뚜렷한 온도차를 보여준다.
주식 시장의 상승세에 고무된 일반 투자자들과 달리,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 리더들은 더욱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잠재적인 시장 조정에 대한 대비로 해석될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동향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시장의 상승세에 도취되기보다 위험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동향은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보다 장기적인 경제 흐름과 기업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식 시장 호황 속에서도 세계 최고 부자들과 기업 내부자들의 신중한 행보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시장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고 향후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귀중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하며,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