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헤드라인 CPI기준으로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둔화 속도는 뉴욕증시 시장 예상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2% 상승했다.
지난주 발표된 9월 미국의 고용 증가 폭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데 이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둔화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9월 고용보고서와 물가 지표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약화하고 경기가 빠른 속도로 하강할 수 있다는 시장 일각의 앞선 우려와 달리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고용지표 발표 후 연준이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시장 일각의 기대는 소멸했다. 연내 남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단계적인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인 상태다. 금리동결론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미 반도체 기업 AMD가 10일(현지시간) 새로운 AI 칩을 공개하며 엔비디아와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AMD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차세대 AI 및 고성능 컴퓨팅 설루션을 소개하는 '어드밴싱 AI(Advancing AI) 2024' 행사를 열고 새로운 AI 칩 'MI325X'를 공개했다. 'MI325X'는 지난해 말 출시한 AMD의 최신 AI 칩인 'MI300X'의 후속 칩이다. 기존 칩과 같은 아키텍처를 사용하며 AI 계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메모리가 내장돼 있다고 AMD는 설명했다. AMD는 연말 'MI325X' 양산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양산을 시작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블랙웰을 겨냥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MI325X는 새로운 유형의 메모리 칩을 사용해 AI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데 엔비디아의 칩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AMD는 또 내년에는 차세대 AI 칩 'MI350'을, 2026년에는 'MI400'을 출시할 것이라며 향후 계획도 밝혔다. AMD는 올해 AI 칩 관련 매출도 기존 40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리사 수 CEO는 "AI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면서 "모든 곳에서 투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AMD가 그 뒤를 쫓고 있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끈질기고 노동시장은 섣불리 안심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던진 최신 고용지표에 실망해 일제히 하락세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날, 국제 유가 하락세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다독여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세로 마감한 바 있다. S&P500지수는 장중에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최고 마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도 3거래일만에 최고 종가 기록을 경신하며 새로운 랠리를 기대하게 했었다.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상황이 돌변했다. 새로 발표된 신규 지표들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고 고용은 둔화세를 보이면서 뉴욕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0.1%↑)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4% 오르며 시장 예상치(2.3%)를 웃돌았다. CPI 연간 상승폭은 2021년 2월 이후 가장 작았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87.0%, 동결 확률은 13.0%로 반영됐다. 동결 가능성이 전일보다 6.7%포인트 낮아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0.03포인트(0.14%) 오른 20.89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주요 항공사 델타는 시장 예상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을 내놓아 주가가 2%가량 밀렸다.
테슬라는 이날 장 마감 후 예정된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앞두고 주가가 1%대 밀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아마존은 상승세,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영국 FTSE지수는 0.06% 상승세인 반면 독일 DAX지수는 0.32%,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24% 각각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