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틴 루터 킹 데이 휴장"

동맹국을 포함해 사실상 피아를 구분 않는 미국 이익 중심의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한반도를 비롯한 글로벌 안보와 국제 무역 질서가 다시 한번 대변혁의 시기를 맞게 됐다. 신(新)식민주의, '돈로(Donro·트럼프의 도널드와 몬로 전 대통령의 합성어) 독트린' 등으로까지 불리는 취임 전 영토 확장 공세에서 나타난 것 처럼 미국 유권자의 재신임을 받은 트럼프 2기 정부는 단순히 1기의 연장이 아니라 더 독해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정부'를 예고하면서 전 세계를 초긴장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과 전략 경쟁을 벌이는 중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롯해 북한, 이란 등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면서 밀착 행보를 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는 민주주의적 가치와 자유 무역을 두 축으로 구축된 전후 국제 질서의 변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등 미국 금융시장이 마틴 루터 킹의 날로 휴장한다. 휴장에 앞서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좋은 한 주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 하락과 양호한 물가 데이터가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대선이 치러진 지난 11월 8일로 끝난 주간에 4.66% 상승했다. 취임식을 앞둔 지난주엔 2.91% 상승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대선 주간 4.61% 상승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주 3.69% 올랐다. 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대선 이후 4.80%까지 상승했으나 물가 지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이 되살아나며 지난주 13bp 이상 하락했다. 미국 대선 이후 10% 넘게 올랐던 달러화 강세도 지난주 다소 주춤해졌다. 달러 인덱스는 아시아 시장에서 109.3 내외에서 등락 중이다.
국고채 금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5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623%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868%로 5.5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2.7bp, 1.1bp 상승해 연 2.715%, 연 2.662%에 마감했다. 2조4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10년물(국고03000-3412) 입찰에는 6조9450억원이 응찰돼 응찰률 289.4%를 기록했다. 응찰 금리는 2.815∼2.880%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장소가 북극한파 탓에 갑자기 실내로 변경되면서 현지에 있는 국내 정·재계 인사들 사이에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취임식 참석 가능 인원이 대폭 줄면서 초청장을 받고도 현장에 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는 전통적인 대통령 취임식 장소인 워싱턴DC의 미 국회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여는 것을 전제로 약 22만장에 이르는 초청장을 배부했다. 취임식 당일인 20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 지역에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는 강추위와 눈보라가 예보됨에 따라 행사 장소가 미 국회의사당 내 중앙홀(로툰다)로 급히 변경됐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실내에서 개최하는 것은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집권 2기 취임식 이후 40년 만이다. 로툰다의 수용 가능 인원은 600명 정도여서 미 전직 대통령과 정계 핵심 인사, 해외 정상 등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취임식준비위원회는 의사당 인근에 있는 2만명 수용 규모의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Capital One Arena)에 별도의 취임식 행사장을 마련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5% 내린 109.079를 나타냈다. 원/엔 재정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6.81원 내린 930.13원을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0.28% 오른 156.070엔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17일 발행된 트럼프 코인이 암호화폐(가상화폐) 계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코인은 밈코인(유행성 코인)으로 지난 17일 공식 발행됐다. 발행 이후 하루 만에 1000% 정도 폭등, 시총이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트럼프 코인으로 몰려가자 비트코인은 물론, 시총 2위 이더리움과 시총 3위 리플이 급락하는 등 암호화폐 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밈 코인은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계열사와 새로 설립된 회사인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가 공동으로 발행한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코스피가 20일 2,520대에서 약보합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50포인트(0.14%) 내린 2,520.0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753억원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5.71%), POSCO홀딩스[005490](4.23%), 삼성SDI[006400](4.06%), 엘앤에프[066970](8.74%) 등 이차전지주는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상승세를 보였던 HD현대일렉트릭[267260](-7.89%), LS ELECTRIC[010120](-5.62%), 산일전기[062040](-6.47%) 등 전력설비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068270](0.39%), 신한지주[055550](1.01%), 삼성물산[028260](1.60%) 등은 올랐고, 삼성전자[005930](-0.56%), SK하이닉스[000660](-1.17%), 현대차[005380](-1.42%) 등은 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천57억원, 11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1천103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6.07%), 에코프로[086520](3.85%) 등 이차전지주가 눈에 띄게 올랐다. 삼천당제약[000250](2.01%), 엔켐[348370](2.42%), 클래시스[214150](0.57%) 등도 상승했다. HLB[028300](-1.03%),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0.96%), 리노공업[058470](-2.39%), 휴젤[145020](-3.16%) 등은 내렸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8조5천375억원, 6조2천212억원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