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2천명 참여 첨단 기능 수업, AI 시대 실무 기술교육 부활

인공지능으로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위협받는 가운데 미국 학생들이 실무 기술 습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역 학교들이 고등학교 기능 수업을 21세기에 맞게 확장하는 데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매디슨 교외 미들턴 고등학교는 2022년 9000만 달러 규모의 캠퍼스 정비를 완료했다. 뒷 복도에 숨어 있던 상점 수업이 현재 어항 스타일 유리벽 너머로 컴퓨터 제어 기계와 로봇 팔을 갖춘 제조 실험실을 보여준다. 이 학교 2,300명 학생 중 약 25%가 건설, 제조 및 목공 과정에 등록했다.

"우리는 대학 진학 학생들이 이 과정이 미국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대학 수준의 과정인 AP(Advanced Placement, 고급 선이수 과정) 및 우등과 함께 성적표에 적합하다고 느끼길 바란다"라고 미들턴 고등학교 용접 강사 퀸시 밀러존은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시간당 41~52달러를 받는 노조 급여 규모를 보여주며 "이것이 단순 노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에서는 2022~2023학년도에 32,000명의 고등학생이 건축 과정을 들었으며(전년 대비 10% 증가), 제조 과정은 36,000명(13% 증가)이 등록했다.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위스콘신 공공교육부 컨설턴트 제이크 밈은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1983년 "위기에 처한 국가" 보고서와 2002년 아동 방치 금지법 이후 감소했던 직업 교육의 부활을 보여준다. 과거 저소득층 학생들을 블루칼라 직업으로 유도한다는 비판과 달리, 현재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급여 제공업체 ADP에 따르면, 블루칼라 일자리의 20~24세 근로자 비율은 지난 5월 18%로 2019년 초보다 2%포인트 높았다.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은 2024년 가을 14% 증가했으나, 4년제 대학은 3% 증가에 그쳤다.

텍사스주 스프링 브랜치 학교구는 1억 4천만 달러 규모의 직업교육센터를 건설 중이다. "모든 사람이 대학에 가길 원하지는 않는다"라고 교육감 제니퍼 블레인은 말했다. 직업 수업 등록은 4년간 9% 증가했으며, 완공 시 매 학기 2,200명을 수용한다.

오리건주 서덜린 고등학교에서는 전체 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150명이 목공 수업에 참여한다. 2014년 30명에서 크게 증가했으며, 현재는 최신 장비와 75만 달러짜리 금속 상점을 갖추게 됐다.

노동 분석 회사들이 2024년 1,000만 개 이상의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대학 졸업생의 약 절반이 학위가 필요 없는 직업에 취직한다.

직업 교육의 주요 장애물은 비용이다. 미들턴 고등학교는 재료비로 연간 2만 달러를 지출하며, 장비 업데이트에 60만 달러를 투자했다. 교사 모집도 어렵다. 위스콘신 시모어의 스태시 시버트는 22년간 사회학을 가르치다 상점 교사가 됐다. "기술 교육 기준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 지역사회가 뒤처진다"고 그녀는 말했다.

브리아나 브라켓은 캘리포니아 하이랜드 고등학교 우등생으로 건설 수업을 들었고, 현재 대학에서 건설 관리를 전공한다. "고등학교 과정은 대학에 돈을 쓰기 전에 내가 원하는 진로를 확인하는 데 도움됐다"고 그녀는 말했다.

베이커즈필드 컨 교육구는 1억 달러를 투자해 직업 교육 시설을 확장했지만, 2,500석에 6,200명이 지원할 정도로 수요가 높다. 자동차 강사 페르난도 카스트로는 2015년 기술자직을 그만두고 교사가 됐으며, 현재는 업계 수준인 연봉 10만 달러를 받는다.

자동차 서비스 매니저 톰 모저는 약 20명의 직업 센터 졸업생을 고용했다. 시간당 19달러로 시작한 근로자들은 4년 안에 연봉 10만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건설 강사 채드 라이트는 "이곳에서 3시간 동안 서서 일하는 것을 경험하면 일부는 눈이 휘둥그레져 무엇을 위해 등록했는지 의아해한다"며 이러한 현실 체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