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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 '가격 전쟁' 속 생존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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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 '가격 전쟁' 속 생존 경쟁 격화

"3년 내 4분의 3 이상 도태" 전망…정부, 과잉 경쟁 단속 예고
기술 혁신·글로벌 시장 진출 '생존 조건'…무역 장벽 극복 과제
샤오펑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샤오펑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의 신에너지차(NEV) 시장이 잔혹한 '탈락 경쟁'에 직면했다. 가격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향후 3년 안에 4분의 3 이상의 기업이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경쟁을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1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빠르게 통합되고 있다. 2010년대 후반 400여 개에 달했던 자동차 제조업체 수는 현재 40여 개로 줄었고, 여전히 감소 추세다. 최근에는 WM 모터, 하이파이 등 유명 브랜드가 파산했고, 바이두의 지원을 받는 지월도 사업 규모를 축소했다.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 모터스의 허샤오펑 CEO는 "두 달에 한 번씩 (기업의) 오프라인 전환이 있다"며 "향후 '7개 미만'의 브랜드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는 '양회'에서 경제를 갉아먹는 치열한 경쟁을 근절하겠다고 밝혔고, 리창 총리는 '네이쥐안(과도한 내부 경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 중국의 신에너지 부문은 네이쥐안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꼽힌다. 많은 기업이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리튬 배터리 재활용 기업 광둥 브룬프 리사이클링 테크놀로지의 리창둥 CEO는 "향후 5~10년 안에 수요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과도한 경쟁은 일시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몇 년 안에 살아남기 위해 중국 신에너지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샤오펑 CEO는 "지난 10년간 중국의 신에너지차 보급률이 0.5%에서 50% 이상으로 증가했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AI 기반 자동차 보급률이 5% 미만에서 50~90%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들이 단기적인 이윤 추구보다는 현지 시장과의 상호 이익을 목표로 하고, 가격보다는 품질과 기술로 경쟁하는 장기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는 전 세계적으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최대 35.3%의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과 캐나다는 관세를 100% 인상했다.

허샤오펑 CEO는 "정책의 부재나 급격한 정책 변화를 우려한다"며 "정책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면 기술 및 품질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샤오펑은 미래에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를 고려할 수 있으며, 이르면 올해 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생산 기지 구축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