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략비축 "11만 달러 베팅" 백악관 " 금 으로 비트코인 비축"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메타플래닛(Metaplanet) … 비트멕스(BitMEX) 아서 헤이즈 “11만 달러"

8년간 휴면 상태였던 비트코인(BTC) 지갑이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하며 약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BTC를 이동시켰다. 이 지갑은 2017년 기준 약 300만 달러 수준이었으며, 이번 깨어남은 고래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고 있다.
2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암호화폐 매체인 유투데이는 최근 몇 달 동안 사토시 시대(Satoshi-era) 고래들의 깨어남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도 2,930만 달러 상당의 BTC가 수년간의 침묵 끝에 이동됐으며, 2024년에는 2010년 채굴된 2,000 BTC가 14년 만에 이체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고래들의 재등장은 대규모 매도 가능성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유투데이는 크립토퀀트(CryptoQuant)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고래들의 자산 이동이 정점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향후 매도 압력 증가의 신호일 수 있으며, 실제로 23일에도 2억 5,200만 달러 규모의 BTC가 미확인 지갑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BTC)이 곧 11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 비트멕스(BitMEX) 최고경영자(CEO)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이 앞으로 11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비트코인 상승 전망의 요인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긴축(QT)에서 양적 완화(QE)로의 전환 가능성을 지목했다. 헤이즈는 “비트코인이 7만6500달러를 다시 테스트하기 전 11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SNS를 통해 “재무부 채권 매입을 위한 연준의 QE가 시작될 것이다. 그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는 설명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비트코인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비트코인 선물시장에서도 미결제약정이 7.79% 증가해 56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주 뉴욕증시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2월 미국 핵심 PCE 물가지수 발표다. 이는 물가 상승의 지표로 시장 전문가들은 2.6%에서 2.7%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인기가 유지되며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고,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및 메타플래닛(Metaplanet)과 같은 기업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매수 중이다. 메타플래닛은 최근 15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수해 보유 수량을 3350개로 늘렸다. 이러한 기관들의 관심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아직 초기 단계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주 PCE 지표 발표 이후 시장의 움직임과 기관 투자자들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매수가 주목된다.
라이언 리 비트겟(Bitget) 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가 동결되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낮아지면서 비트코인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보유자들의 매집은 이어지고 있다. 에마누엘 카르도조 브리켄(Brickken) 시장 분석가는 “장기 보유자들은 지난 2월월 초부터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축적해왔다”며 “가격 하락 구간에서도 이들이 조용히 물량을 늘리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 2월 11일 1310만개였던 장기 보유자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월22일 기준 1330만개를 넘어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25만개 이상 증가했다. 장기 보유자들의 매집이 늘고 있음에도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니콜라이 손더가드 냔센 분석가는 “디지털자산 업계 전반에 규제 환경 개선과 기술적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관세 갈등과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최소 다음 달 2일까지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49점(중립)으로 전날(32점) 대비 개선 흐름을 보였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공동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비트코인(BTC) 추가 매수를 암시했다. 회사는 최근 우선주 발행을 통해 약 7억 1,1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세일러는 “needs more orange”라는 멘트와 함께 BTC 차트를 공유해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한 시점은 3월 17일이며, 당시 130 BTC(약 1,070만 달러)를 구매해 총 보유량은 499,226 BTC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12주 연속 매수 이후 소폭 중단되었던 구매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주당 85달러에 10% 쿠폰이 적용된 우선주를 통해 이루어졌다. 세일러가 주장해온 “비용 중립적(Budget-neutral)” BTC 축적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미국 정부 역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세일러는 “미국은 2035년까지 비트코인 총 공급량의 25%를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위한 디지털 자산 규제 프레임워크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블록웍스 디지털 자산 서밋에서 ‘21가지 비트코인의 진실(21 Truths of Bitcoin)’ 연설을 통해 금과 S&P500을 비교하며 “비트코인만이 진정한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단언했다. 마이크로스트래지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률이 28% 이상이며, 미실현 이익은 93억 달러에 달한다. 세일러의 행보는 단순한 기업 전략을 넘어 비트코인을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일관된 철학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금 보유 증서를 재평가해 비트코인(BTC) 확보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디지털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창의적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 하인스(Bo Hines) 대통령 디지털자산 실무그룹 책임자는 3월 셋째 주 ‘크립토 인 아메리카(Crypto in America)’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국가 비트코인 비축고를 늘리는 데 예산 중립적 방식들을 적극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보 하인스는 금 보유 증서를 현 시세에 맞게 재평가하는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방준비은행이 보유한 금 증서는 온스당 42.22달러로 평가돼 있다. 이는 1970년대 초 이후 변하지 않은 가격이다. 하지만 현재 금 시세는 온스당 3000달러를 넘는다. 하인스는 이 괴리에서 발생하는 잠재 수익이 비트코인 매입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행정명령으로 국가 비트코인 비축고 창설을 승인했다. 이는 미국 디지털 자산 정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는 몰수된 자산 등을 통해 약 20만 7000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 아이디어는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이 발의한 ‘2025 비트코인법(BITCOIN Act of 2025)’의 내용과도 맞닿아 있다. 이 법안은 연준이 금 증서를 재무부에 반환하고, 재무부는 이를 시장가치 기준으로 재발행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금 증서의 시장 가치 반영이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자산을 국가의 비트코인 비축고 확대에 투입하자는 의견이다. 이번 전략에서 비트코인은 다른 암호화폐와는 별도로 관리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알트코인 등을 포함하는 ‘디지털 자산 비축고’는 다른 법적 체계로 운영할 방침이다.
하워드 루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도 행정명령에 따라 비트코인이 다른 토큰들과 별도로 다뤄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재무부는 현재 포트 녹스에 4583톤의 금이 저장되어 있다고 공시하고 있다. 지금 가치로 4340억달러(약 620조원)에 달하며, 현재 전량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한국의 금 보유량(104.4톤)의 44배 정도다. 포트 녹스의 금고는 많은 이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영국 소설가 이언 플레밍은 1959년 포트 녹스의 금고를 배경으로 ‘골드핑거’를 썼다. 악당 골드핑거가 자신이 가진 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포트 녹스의 금을 오염시키려다 요원 007에게 저지된다는 소설은 1964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가 됐다.포트 녹스는 ‘정부가 금을 이미 빼돌렸다’는 음모론의 산실이기도 하다. 금고가 비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미 재무부는 1974년 의회 대표단과 기자들에게 시설을 개방했다.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부 장관이 켄터키 주지사, 의회 대표단과 함께 포트 녹스를 찾아 “금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가에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미국 금 재평가론’도 포트 녹스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한다. 포트 녹스를 포함해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금 8133톤은 1973년 이후 장부상 가치가 온스당 42.22달러로 고정되어 있다. 이를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전체 가치가 장부상 가치보다 70배 수직 상승한 7800억달러가 된다. 미국의 만성적인 정부 부채 해소에 이를 사용하자는 것이 금 재평가론이다. 트럼프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에게 국부 펀드를 만들라고 지시했고, 베선트는 “우리는 미국 국민을 위해 미국 대차대조표의 자산을 화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차대조표에 저평가되어 있는 금 가치를 올려 매각해 재정 적자를 메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금 재평가론이 월가에서 급부상한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