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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CIA 직원 1200명 포함 美 정보기관 인원 수천 명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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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CIA 직원 1200명 포함 美 정보기관 인원 수천 명 감축

국가안보국 등 정보기관, 안보 역량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나와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CIA 본부 입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인장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CIA 본부 입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인장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보기관이 대거 인원을 줄인다는 소식이다. 트럼프 정부가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등 주요 정보기관에서 수천 명의 인원을 줄이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지난 2(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내부 사정에 밝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 말을 통해 이를 보도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CIA에서만 약 1200명의 인원을 줄인다. 또한 NSA와 국방정보국, 국가정찰국, 국립지리공간정보국 등 다른 미국 정보기관에서도 수천 명을 더 줄인다.

CIA는 전체 인원을 공개하지 않지만 약 22000명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획은 CIA 전체 인원의 약 5%에 해당한다. 다만 어느 부서에서 더 많은 인원을 줄일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CIA 대변인은 "랫클리프 국장이 CIA 인원이 정부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에 맞추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이런 움직임은 CIA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새 지도자가 나올 기회를 주며, CIA가 임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한 전체 전략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인원 감소를 수년에 걸쳐 진행하며, 주로 신규 채용을 줄여 이룬다고 말했다. 대규모 해고 대신 자연 감소와 조기 퇴직으로 인원을 줄여나간다. 1200명의 CIA 인원 감소 목표에는 이미 조기 퇴직을 선택한 500명 이상이 들어 있다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

◇ 국가 안보 우려와 방첩 위험 커져


인원 감소를 두고 국가 안보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은 "트럼프 정부의 경험 많은 정보 요원에 대한 이런 큰 감소는 의심 없이 위협을 찾고 대응하는 우리 능력을 약화하고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특히 전직과 현직 미국 관리들은 방첩 위험을 걱정한다. 불만을 품고 일자리를 잃은 정보 요원들이 적대국 첩보기관의 모집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CNN은 지난 3월 보도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자국 정보기관에 미국 국가 안보 요원 모집 시도를 강화하도록 지시했으며, 해고됐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있는 인원들을 노린다고 전했다.

국가방첩안보센터는 지난달 중국 등 외국 정보기관들이 온라인에서 전직과 현직 미국 직원들을 노려 컨설팅 회사, 기업 인재 찾기, 연구소로 가장해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에도 존 랫클리프 CIA 국장과 툴시 가바드 국가정보국장은 기관 축소를 계속 추진한다. 가바드 국장은 지난 1일 백악관 내각 회의에서 국가정보국(ODNI)"내가 들어섰을 때보다 오늘 25% 더 작고 더 날렵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12일 취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331CIA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수십 년 동안 CIA는 성장만 알았지만, 수년간 늘어나는 예산과 자원은 지나갔다""앞으로 여러분은 더 작고, 더 정예화된, 능률적인 인원의 한 부분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원 축소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Service)의 정부 구조개편 노력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지난 3월 말 랫클리프를 만나 정부 능률 방안을 논의했지만, CIA 랭글리 본부에는 DOGE 팀이 머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