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국 등 정보기관, 안보 역량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나와

이 계획에 따르면 CIA에서만 약 1200명의 인원을 줄인다. 또한 NSA와 국방정보국, 국가정찰국, 국립지리공간정보국 등 다른 미국 정보기관에서도 수천 명을 더 줄인다.
CIA는 전체 인원을 공개하지 않지만 약 2만 2000명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획은 CIA 전체 인원의 약 5%에 해당한다. 다만 어느 부서에서 더 많은 인원을 줄일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CIA 대변인은 "랫클리프 국장이 CIA 인원이 정부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에 맞추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CIA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새 지도자가 나올 기회를 주며, CIA가 임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한 전체 전략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인원 감소를 수년에 걸쳐 진행하며, 주로 신규 채용을 줄여 이룬다고 말했다. 대규모 해고 대신 자연 감소와 조기 퇴직으로 인원을 줄여나간다. 약 1200명의 CIA 인원 감소 목표에는 이미 조기 퇴직을 선택한 500명 이상이 들어 있다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
◇ 국가 안보 우려와 방첩 위험 커져
인원 감소를 두고 국가 안보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은 "트럼프 정부의 경험 많은 정보 요원에 대한 이런 큰 감소는 의심 없이 위협을 찾고 대응하는 우리 능력을 약화하고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특히 전직과 현직 미국 관리들은 방첩 위험을 걱정한다. 불만을 품고 일자리를 잃은 정보 요원들이 적대국 첩보기관의 모집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CNN은 지난 3월 보도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자국 정보기관에 미국 국가 안보 요원 모집 시도를 강화하도록 지시했으며, 해고됐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있는 인원들을 노린다고 전했다.
국가방첩안보센터는 지난달 중국 등 외국 정보기관들이 온라인에서 전직과 현직 미국 직원들을 노려 컨설팅 회사, 기업 인재 찾기, 연구소로 가장해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에도 존 랫클리프 CIA 국장과 툴시 가바드 국가정보국장은 기관 축소를 계속 추진한다. 가바드 국장은 지난 1일 백악관 내각 회의에서 국가정보국(ODNI)이 "내가 들어섰을 때보다 오늘 25% 더 작고 더 날렵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12일 취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3월 31일 CIA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수십 년 동안 CIA는 성장만 알았지만, 수년간 늘어나는 예산과 자원은 지나갔다"며 "앞으로 여러분은 더 작고, 더 정예화된, 능률적인 인원의 한 부분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원 축소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Service)의 정부 구조개편 노력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머스크가 지난 3월 말 랫클리프를 만나 정부 능률 방안을 논의했지만, CIA 랭글리 본부에는 DOGE 팀이 머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