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장관 지명자 "트럼프, 유럽식 직수입·드론 함대 승인... 美 조선업 부활 속도전"
"미국은 배 못 만든다" 0.1% 처참한 점유율...중국 50% 독주에 안보 위기감 최고조
84조 MRO 시장 열렸다...한화오션·HD현대, '수리' 넘어 '미 군함 건조' 파트너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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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악시오스는 지난 7일(현지시각) 존 펠란(John Phelan) 미 해군장관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여 이 같은 차세대 함대 구축 계획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설계 변경 시간 없다, 유럽처럼 바로 찍어내라"... 트럼프식 속도전
존 펠란 지명자는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에서 열린 '레이건 국가방위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황금 함대' 구축 계획 서류에 서명했다"며 "이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황금 함대' 구상의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의 역설적 실용주의'다. 펠란 지명자에 따르면 미 해군은 그동안 추진해 온 차세대 호위함인 '컨스텔레이션급(Constellation-class)' 사업 방식을 전면 수정한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미국식 개조'의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당초 미 해군은 이탈리아의 고성능 호위함 설계를 들여와 미국산 장비와 부품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국산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무리한 설계 변경으로 인해 건조 비용이 폭등하고 납기가 수년씩 지연되는 부작용을 낳았다. 마치 명품 수입차의 엔진을 억지로 다른 것으로 교체하려다 차가 고장 난 꼴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설계 고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검증된 프랑스·이탈리아 원본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서라도 당장 배를 띄우라"고 지시했다. 이는 "아주 빠르게, 아주 곧(Very fast, Very soon)"이라는 그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계획에는 '숨은 영웅'으로 불리는 현대화된 유조선 및 군수지원함 확충과 대규모 무인(드론) 기술 도입이 포함됐다. 펠란 지명자는 이미 드론 보트 제조사 '사로닉(Saronic)'과 3억9200만 달러(약 575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속도전에 돌입했다.
데이터로 본 충격적 현실... "미국은 배를 만들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토록 속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사실상 붕괴했기 때문이다. 악시오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데이터를 분석해 공개한 '2014~2023년 국가별 상선 건조 비중' 차트는 미국 제조업의 처참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반면, 미국의 2023년 상선 건조 비중은 고작 0.1%에 그쳤다. 이는 유사시 군함을 보조하거나 수리할 산업 생태계 자체가 소멸했음을 의미한다. 악시오스는 "미국 조선소가 문을 닫고 인력이 떠나는 동안, 중국은 시장을 독점했다"며 "이는 2027년경 발생할 수 있는 대만해협 위기 시 미국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 '조선소 사무국' 축소 운영... "미국 혼자선 불가능"
미국 내부의 행정 동력마저 약화하면서 한국 기업의 역할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행정명령을 통해 국가안보회의(NSC) 산하에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해양 및 산업 역량 담당국'을 신설하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초대 국장의 이직과 인력난 등으로 인해 조직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해당 조직은 백악관 관리예산실(OMB)로 이관되어 제리 헨드릭스(Jerry Hendrix) 전 해군 대령이 이끌고 있다. 전략을 총괄하던 NSC에서 예산을 관리하는 OMB로의 이동은, 거창한 계획보다는 '비용 효율성'과 '실무' 중심으로 정책이 재편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독자적인 조선업 부활을 이끌기보다, 효율이 좋은 외부 파트너를 찾는 쪽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는 내부 사정을 방증한다.
韓 조선업계, 84조 MRO 넘어 '군함 건조'까지 넘본다
미국의 생산 능력 부족(0.1%)과 행정 리더십의 변화는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 리, 존 커티스 등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군함과 주요 부품을 한국 등 동맹국에서 건조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며 법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국내 최초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상선법(Jones Act) 규제를 우회할 거점을 확보했다. 지난 9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에 이어 11월 급유함 '유콘'호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미 해군과 신뢰를 쌓았다.
HD현대중공업도 내년부터 미 해군 MRO 입찰에 본격 참여한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은 방한한 미 해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최신예 이지스함 건조 능력을 직접 세일즈하며 단순 수리를 넘어선 '신조(새 선박 건조)' 시장 진입을 타진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우리는 현재 연간 1.2척의 공격용 잠수함을 생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척 가까이 필요하다"며 생산 능력 확충을 호소했다.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성 장관 역시 지난 2월 방한 당시 "한국 조선소의 건조 속도와 효율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후에도 협업 가능성을 계속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의 '황금 함대'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자본과 한국의 건조 기술 결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워싱턴과 여의도 정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2027년 '안보 위기' 시계가 빨라질수록 K-조선을 향한 미국의 러브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 등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약 577억 달러(약 84조 원)로 추산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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